출시일 : 2015.03.24

확인일 : 2021.12.11 Bloodborne Trophies • PSNProfiles.com

플레이타임 : 34h How long is Bloodborne? | HowLongToBeat / 확장팩까지 7~80h? (작성자 플레이타임)

참고 영상 : https://youtu.be/w3PcBXCoHQs / https://youtu.be/NxVXI4BM9ac / https://youtu.be/5T18SObSH80 

 

*본편 엔딩 3개 트로피 중에서 1개는 보스전이 없어 제외했습니다.

*선택 보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저 순서대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 나오는 스크린샷은 위의 참고 영상에서 캡쳐하였습니다.

*솔직히 저 플탐 34시간 믿을 수 없습니다. 저렇게 쉽게 깰 수 있다고?

 


극악의 난이도를 특징으로 하는 액션 게임을, 소울류라는 장르로 만든 프롬소프트웨어의 대표작 블러드본입니다. 사실 난이도만이 소울류(소울라이크)의 특징은 아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난이도인 것 같습니다. 다른 장르의 게임도 어려우면 소울이라고들 하니 말이죠.

 

소울류의 제일 큰 특징이 난이도인 만큼 첫 보스 클리어 비율은 놀랍습니다.

무려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첫 보스인 성직자 야수를 깨지 못 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보스를 못 만난 사람들도 저 절반에 포함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보스도 못 만나고 끝낸 사람들이 절반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라이트 유저가 저 초반 이탈에 포함될 것입니다. 라이트 유저에 대해 좀 설명해 보자면, 라이트 유저는 말 그대로 가볍게 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말은 헤비 유저로 대상을 깊게, 그리고 자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죠. 해외 설명을 보니 프로그램이나 웹, 서비스 등 이용 대상을 넓게 잡고 있던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게임에서 이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코어 게이머/캐주얼 게이머가 있습니다.

 

사실 가볍다라는 게 어떤 거냐까지 간다면 또 복잡해 지는데, 여기서는 일단 사전 정보는 트레일러 정도이고, 장비 효율, 최단 코스 등까지 따지면서 깊게 파고 들지는 않고, 연속으로 1~2시간 정도 즐기는 유저가 라이트 유저인 것으로 보겠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보통 게이머들이 라이트 유저가 아닐까 싶네요.

 

블러드본에 대해 라이트 유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일일이 다 물어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그 분들의 뜻을 추측해 보겠습니다.


블러드본은 다른 소울류에 비해서도 초반 이탈이 높고 엔딩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블러드본이 소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게임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봐야할 게 있습니다. 블러드본이 PS Plus 무료 게임으로 풀린 적이 있다는 거죠. 

 

무료로 풀릴 시점은 발매 후 시간이 오래 지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료로 새로 접하는 게이머들은 대부분 라이트 유저일 것입니다. 무료 후에 블러드본을 접한 유저들을 분석해보면 라이트 유저들이 블본을 어떻게 여기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랑 = 2018 / 빨강 = 2021

Bloodborne Trophy Data (March PS+) | Bloodborne Wiki (bloodborne-wiki.com)

 

무료로 풀리기 전의 업적(트로피) 달성 비율이 어떤지 정리해둔 페이지가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설마 있을까 하고 찾아봤는데 정말 있을 줄은 몰랐네요)

 

PS Plus 로 풀리기 전에는 현재의 비율보다 4~14% 정도 높았습니다. 첫 보스 클리어율이 지금은 48%인데 그 때는 62% 였네요. 뒤로 갈수록 차이가 줄어들어 엔딩 쯤 가서는 4%정도로 차이가 줄어듭니다.

 

링크에는 날짜별로 정리가 되어있고, 무료 배포 약 한 달 후(정확하게는 4주)의 데이터까지 있는데, 한달 후도 지금보다 약 2%정도는 더 높은 거 같네요. 무료 한 달 뒤도 지금보다 높다는 건, 무료를 놓치고 그 후에 유료로 들어온 신규 유저들도 클리어 비율이 떨어지는데 기여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클리어 비율이 차차 떨어질 운명(?)이긴 했지만, 무료 배포가 더 큰 폭으로, 그리고 더 빠르게 떨어지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면 라이트한 신규 유입 유저들은 어떤 플레이 성향을 보여줄까요? 수학적으로 추론해 보겠습니다. 물론 전 이과가 아닌데다 수학도 구경해 본 지 오래되었으니 틀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틀려도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블러드본 업적 중에 Bloodborne 이라는 업적이 있습니다. 이 업적은 본편의 모든 업적을 완료하는 것이 조건인 업적으로 달성 비율이 낮은 업적입니다. 링크의 데이터를 보시면 무료 배포 전에 7.3%였고, 배포 한달 후에 5.6%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1. 무료 배포 전 - 전체 인원은 1만명이고, Bloodborne을 클리어한 사람은 730명이다.

2. 무료 배포 한 달 후 - 추가로 Bloodborne을 클리어한 사람은 없다.

 

이렇게 가정하면 무료 배포 한 달 후의 5.6%는 730명 그대로이기 때문에 전체 인원을 계산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체 인원은 1만명에서 13035.7명으로 약 30% 늘어난 것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무료 배포로 3천명이 늘었다고 가정하여 계산을 해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결과에서 신규 유저들만 가지고 차트를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미그달라의 마이너스는 선택형 보스라 순서가 고정이 아니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와.. 첫 보스 전에 포기한 사람들이 무려 80%입니다. 역시 아무것도 참지 않는 무료 유저입니다! 소울류에 관심이 없는 유저들에게는 정말 이 게임을 권하지 않는게 더 나을 것 같네요. 그래도 비율에 차이가 있을 뿐 전체 흐름은 기존의 유저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피에 굶주린 야수에서 많이 포기하는 것도 비슷하네요.

 

사실 한 달 안에 끝내기 어려운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계산이 좀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비율이 좀 차이가 있을 뿐 흐름은 비슷하기 때문에 재미삼아 봐봐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일단 전 괜찮습니다! 재미도 있습니다! 제가 재밌으면 됐죠 뭐ㅋ

 

이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보자면 무료 유저의 블러드본 플레이 경향은 기존 유저와 비슷하지만 초기에 포기하는 비율이 훠얼씬 높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첫 보스에서, 혹은 첫 보스를 만나기도 전에 저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렵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만 하고 끝낼 수는 없으니 더 고민을 해 봅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물론 제대로 결론을 내리려면 올바른 표본 선정과 양적 질적 조사가 필요합니다. 사실 양적 조사와 질적 조사 잘 기억이 안나지만 설문 조사, 인터뷰 뭐 그런 거 였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불가능하니까 제 마음대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이 게임을 어렵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첫 번째는 몹들의 어마무시한 공격력, 그리고 두 번째는 사망 시의 큰 불이익입니다.

 

1대 맞고 3~40% 닳았습니다.

가장 초반에 나오는 적들, 그러니까 가장 약한 적의 공격에도 한 방 맞으면 피가 거의 2~30% 닳습니다. 그런 애들이 여러 명 뭉쳐 나오기도 하고, 원거리 공격수가 섞여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거의 3~4대 맞으면 죽습니다. 당연히 조금 진행하다 보면 더 센 애들도 나옵니다. 그런 애들한테는 더 금방 죽는거죠. 공격력 외에도 다양한 공격 패턴, 몹 배치, 휴식 시 몹의 부활 등도 난이도를 올리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공격력이 약하다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레벨 때 패턴 때문에 고생했던 보스 다시 찾아가보면 너무나도 쉬우니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사망 시의 불이익, 전 이게 적의 강한 데미지보다도 초반 이탈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은 레벨 업이 있기 때문에 성장만 한다면 초반 정도는 견딜만 합니다. 하지만 사망 시에는 경험치이자 화폐인 피의 유지를 적이 가져가 버립니다. 이 상태가 되면, 내 피의 유지를 갖고 있는 그 적을 죽여야 빼앗긴 피의 유지를 다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걔를 죽이기 전에 내가 또 죽을 경우입니다. 피의 유지를 회복하기 전에 내가 죽으면 그 피의 유지가 다 사라져 버립니다. 결국 경험치와 화폐를 사망 2번 연속으로 하면 다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이 순간의 허탈함과 분노는 게임을 그만두기에 차고 넘칠 정도입니다.

 

물론 어려운 난이도가 늘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 긴장하고 집중하게 되고, 클리어 했을 때의 기쁨, 즐거움이 더 커지기도 하죠. 그리고 이 게임은 어려운 게임을 지향하는 만큼 앞에서 말한 것들은 다 의도적으로 들어간 것이기도 하구요. 그렇다 보니 사실 라이트 유저들이 떨어져 나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난이도 말고는 없는 것일까요?

 

물론 난이도가 제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 것들은 미약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 번 찾아본다면, 저는 레벨 디자인이 초기 이탈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에서 "레벨 디자인"이라고 하면 캐릭터의 성장 단계인 100레벨 같은 수치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게임의 배경 구성과 몹 배치 등 공간과 플레이에 대한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사실 소울라이크의 레벨 디자인은 호평받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게 숏컷입니다. 막힌 문, 엘리베이터, 사다리 등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통로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런 통로들이 이전에 경험하고 지나쳐 온 공간과 이어집니다. 대부분 휴식 지점과 연결되어 있어, 숏컷을 발견하면 플레이가 한층 더 편해지게 됩니다. 또 자신이 지나쳐왔던 공간이 현재의 공간과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되면, 전체의 공간이 좀더 입체적으로 체감되게 됩니다. 아 내가 갔던 곳이 지나쳤던 곳과 이렇게 연결되어 있구나! 그러면 전체 모양은 이러이러 하겠구나! 기능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게 되죠. 긍정적으로요. 하지만 라이트 유저들에게도 그럴까요?

 

블러드본의 숏컷이란 게 발견하기 쉬운 것도 아니고, 발견했다고 어디로 통하는 건지 어떤 역할을 하는 건지 바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구석구석 탐험을 해야 발견할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사용 혹은 확인을 하고 나서야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블러드본 공략을 찾아보면 숏컷을 찾아서 루트를 알려주는 게 많이 있는데, 이건 그만큼 숏컷 찾기가 어렵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헤매기 때문에 나중에 발견하고, 깨달았을 때 그 효과가 더 크기도 합니다. 목말라 죽을 것 같을 때 물을 마시면 더 맛있는 법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는 일단 숏컷이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숏컷이 지나칠 정도로 중요합니다.

 

빨간색 = 숏컷으로 보스까지 / 노란색 = 숏컷없이 보스까지

야남 시가지 등불(위 그림의 "부활" 지점)에서 첫 번째 보스인 성직자 야수까지 가는 길을 표시한 그림입니다. 대략적으로 표시한 관계로 정확하진 않겠지만 숏컷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이동 거리가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그 길에는 몹들도 다 스폰되어 있습니다. 안 그래도 보스가 힘들어서 많이 죽을 수 밖에 없는데 숏컷까지 없다? 정말 끔찍합니다. 보스전만 다시 하고 싶다면, 저 먼 거리를 적들 다 피하면서 달려가야 하거든요. 실수로 맞아서 죽기라도 하면, 보스한테 죽어서 피의 유지 뺏겼던 게 다 날아가 버립니다.

 

고생고생해서 보스까지 왔는데 너무 어려워서 죽었고, 다시 보스까지 가려니까 이 먼길을 또? 거기다 몹들은 다 살아있고? 보스에게 죽은 순간 유저가 다시 하고 싶은 건 보스전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먼 길 돌아가기가 강제되어 버립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해야한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라이트 게이머는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하기 싫은 플레이가 강제되는 경우는 코어 게이머에게도 이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데몬즈 소울의 어리석은 자의 우상(Fool's Idol)의 경우, 다른 보스에 비해 더 높은 이탈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플레이를 한 건 아니고 영상만 보고 판단한 거라서 얘기하기 조심스럽긴 한데, 보스까지 가는 길이 긴 편입니다. 필수적으로 보스를 부활시키는 잡몹을 처치한 후에 보스 몹에게 가야 하거든요. 보스에게 죽었다? 그러면 이 잡몹도 부활하기 때문에 또 죽이고 가야합니다. 보스 난이도도 높지 않아 보이는데 이렇게 많은 비율로 접는 건 아무래도 가는 길이 너무 길어서, 즉 원하지 않는 플레이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강제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가장 맞지 않을까 합니다. 저 단계까지 간 유저들이라면 소울류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을텐데, 소울에 익숙한 사람들도 게임을 접게 만들 정도인 거죠.

 

*물론 조심해야할 게, 저 게임의 경우 위 차트 순서대로 진행해야 하는게 아니어서 저 수치가 전부 다 저 지점에서 접은 사람을 의미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엔딩 비율을 봤을 때 소울류에 익숙한 유저들이 이 게임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유저들이라면 보스 공략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 지점의 이탈률은 어리석은 자의 우상을 공략하다 접은 사람이라고 봐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숏컷 외에도 초반 지역의 맵 자체가 복잡한 것도 이탈에 한 몫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초반 지역에서 보스로 가는 길이 아닌 곳으로 들어갈 경우 위와 같은 곳으로도 갈 수도 있는데, 일단 저기만 해도 몇 단계로 층이 있습니다. 층이 하나 뿐이어도 골치아픈 경우가 생기는데 여러 층이면 더 머리 아프죠.

 

그리고 초반 야남 지역에서 실내로 들어가거나, 좁은 길 등을 지나는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시야가 트이지 않고 막혀 있습니다. 시야가 막혀 있을 경우 현재 방향을 알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 게임 전체가 어두운 톤이고 대부분이 비슷한 형태의 고딕 양식 건물이라 건물로 기준을 삼아서 방향을 가늠하기도 좀 어렵습니다. 플레이를 꽤나 해 봐야 대충 맵이 감이 잡히죠.

 

하지만 시야가 트여있을 경우 최소한 방향 정도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위의 스샷은 언차티드의 한 장면입니다. 저기서 폐허를 거쳐 정면의 건물로 가야하는데, 폐허 속 내부가 복잡해서 길을 헷갈리더라도 멀리 건물이 보이기 때문에 방향은 쉽게 찾을 수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블러드본과 언차티드 중 어떤 레벨 디자인이 더 좋은 레벨 디자인인가는 당연히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사안이지만, 언차티드가 더 친절한 레벨 디자인을 지향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유저들이 저런 레벨 디자인을 더 선호한다고 해도 될 것 같네요. 언차티드 4의 엔딩 비율이 39%로 더 높으니 말이죠. 확장팩인 잃어버린 유산은 무려 50%구요.


(추가) 그 외에 부족한 체력 회복 아이템도 게임을 그만두는데에 한 몫을 합니다. 

 

일단 체력 회복 아이템은 구매나 루팅으로 획득 가능합니다. 구매의 경우 화폐인 피의 유지가 사망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피의 유지가 부족한 초반에는 구매가 쉽지 않습니다. 루팅으로 많이 모아놓을 수 있긴 하지만 게임이 어렵다보니 회복템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특히나 보스전 때는 많이 죽기 때문에 더 자주 생기죠. 여기서 회복템을 다시 구하려면 피의 유지를 모으거나 해당 아이템을 주는 몹을 사냥해야 하는, 결국 원하지 않는 플레이가 강제되어 버리는데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좋아할 사람들이 적을 건 당연해 보입니다.

 

결국 블러드본은 (높은 난이도를 제외했을 때) 배경이 복잡하여 길을 찾기가 어려운데다, 숏컷을 알지 못할 때와 회복 아이템이 부족할 때 겪는 불편함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많은 게이머들을 초기에 이탈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세부적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피에 굶주린 야수 항목입니다. 저쯤 갔으면 난이도나 숏컷에는 많이 익숙해졌을 텐데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접었습니다. 대체 왜일까요? 피굶야가 그렇게 어려운 보스인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제 기억에선 할 만한 보스?)

 

피에 굶주린 야수의 경우 필수 보스는 아니긴 합니다. 아멜리아가 필수 보스죠. 그래서 사실 저 순간의 높은 이탈률은 아멜리아 때문인지 피굶야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아멜리아에게 먼저 가서 야수를 안 만나고 게임을 접었을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플레이를 떠올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아오, 저 개틀링 건..

피굶야로 가는 길에 저 개틀링 건을 지나쳐야 합니다. 공략을 아는 경우는 쉬울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한 맵입니다. 몹 하나하나도 데미지가 세서 조심해서 싸워야 하는데 잠시 방심하면 저 개틀링 건에 맞아 죽습니다. (다시 그 때의 그 깊은 빡침이 떠오르네요.)

 

저는 그냥 바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피에 굶주린 야수 항목에 이탈률이 높게 나온 건 무조건 저 개틀링 건 때문입니다.


(추가)간만에 블러드본을 다시 해보다가 저 부분에 대해 추가로 정리해 봅니다.

 

앞서서 개틀링건 때문이라고 그냥 마무리 짓긴 했지만 저 부분의 높은 이탈은 피에 굶주린 야수 때문인지, 아멜리아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고 언급했었습니다. 간만에 다시 해보다보니 이탈에 영향을 줄 만한 다른 요소도 있는게 생각났네요.

 

성당 지역을 플레이 하다보면 문이 막혀있고 특별한 인이 필요하다고 메시지가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 이 문을 열려면 상점에서 피의 유지 10000개를 주고 사냥 장의 인이라는 아이템을 사야합니다. 여기를 몇 번 깼는데도 오랜만에 다시 하다보니 또 공략을 찾고서야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게임에서 플레이가 막히는 곳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넘어갈 수 있는지를 유저에게 알려주거나 아니면 유저가 그전에 알게 해줘야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밖에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무엇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습니다. 인이 뭔지도 몰라요. 아이템인지 장비인지 스킬인지 모릅니다. 일단 "인"이라고 하는 것도 저기서 처음 등장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뭔지도 모르는데 상점에서 사야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템이라는 걸 알았다고 해도 기존 플레이에서는 진행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은 적을 죽여서 얻거나 루팅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 상황에서 뜬금없이 상점에서 아이템을 사게 해 버렸네요. 헤맬 수 밖에 없습니다. 뭔지도 잘 모르는데, 획득 방법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법이라니.

 

물론 이것조차도 세계를 구석구석 탐험하면서 이것저것 다 해봐라라는 의도가 있겠지요. 하지만 개발자의 의도, 혹은 의미 부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저들이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은 다수의 유저들에게 즐거움은 아닐 것 같습니다.

 


차트에서 마지막 쪽에 엔딩 비율을 보면 엔딩을 보지않고 갑작스럽게 많이 이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멀티 엔딩 게임입니다. 그래서 엔딩을 하나만 보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엔딩 전에 얼마나 이탈했는지는 사실 판단이 어렵습니다. 엔딩까지 가는 비율이 50% 넘으면 그래도 유저들이 정착하는 단계가 아닌가 얘기하고 싶은데, 엔딩 비율이 불명확해서 정착 단계는 언제인지 단언하기 어렵네요. 엔딩을 15.7%로 본다면, 파알 정도 되어야 엔딩까지 가는 비율이 50%넘게 나오긴 합니다.

 


 

그러면 블러드본에서 가장 어려운 보스는 누구일까요?

 

현재 해당 파트를 플레이 중인 유저 중에서 보스를 처치하지 않고 포기한 사람의 비율을 차트로 그려봤습니다.

 

수치가 없는 항목은 판단이 어려워 계산을 생략한 경우입니다

초반부는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제외하고, 피에 굶주린 야수도 개틀링 문제가 크기 때문에 제외하고, 그러면 코스의 버려진 자식이 플레이 도중 포기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옵니다. 저 부분의 길이 어땠는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코스의 버려진 자식은 확장팩 마지막 보스이고, 확장팩까지 할 정도의 변태.. 아니 열성 유저라면 길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았을 테니, 결국은 어려워서 그만둔 사람들이 저 정도다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정해 드리겠습니다. 2021년 12월 기준 블러드본에서 가장 어려운 보스는 코스의 버려진 자식입니다.

 

*교구장 로렌스가 다회차가 되면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다회차까지는 고려하기 힘들고 1회차만 봤을 때는 코스의 버려진 자식입니다.

*근데 난 대체 저 어려운 애를 어떻게 깬거지?

 


 

다크 소울 2는 첫 보스인 최후의 거인 처치 비율이 62.3% 정도로 2018년 3월의 무료 배포 전 블러드본 자료와 비슷합니다. (https://psnprofiles.com/trophies/2430-dark-souls-ii / PS3) 하지만 엔딩 비율이 33.9%로 블러드본보다 훨씬 높죠. 2018년과 비교해도 다크 소울 2의 엔딩 비율이 8%나 높고,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14% 가까이 더 높습니다.

 

결국 무료 배포로 인해 전체적인 클리어 비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소울류에 비해 엔딩 비율은 그 전이나 후나 모두 낮기 때문에 블러드본이 더 어려운 게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장팩까지 포함하면 더더욱 그렇구요.

 

소울류 중에서 정말 특이한 건 블러드본이 아니라, 다크 소울 3입니다. 다크 소울 3은 무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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