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 2020.04.10

확인일 : 2021.12.01 Final Fantasy VII Remake Trophies • PSNProfiles.com

플레이타임 : 33h How long is Final Fantasy VII Remake? | HowLongToBeat / 21~23h (작성자 플레이타임)


20여 년 전에 어마어마한 명작이었다는 파이널 판타지 7을 리메이크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입니다. 그 당시에도 300만 장을 팔았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수치긴 하죠. 분량이 워낙 방대해서 리케이크는 3부작으로 나눠낸다고 하는군요.

 

게임 자체는 좋습니다만 초창기에 작업이 아예 안 된 듯한 저해상도 텍스처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텍스처 퀄리티.. 문 외에도 이 곳 저 곳에서 발견됩니다.

그래도 PS4에서도 괜찮은 그래픽과 프레임, 그리고 호평받은 원작이 있어서 스토리도, 사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렇게 대단한가 하면 잘 모르겠는데 일단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여캐들이 등장하기까지 합니다. 파판7을 뒤늦게 플레이했는데 열성적인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가 했는데,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여캐들이 남자 주인공을 좋아합니다. 이게 미소녀 게임 아니냐 싶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클리어 비율을 봤을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역시 1장의 이탈률입니다. PS4 이건 5이건 약 20%의 유저는 1장을 클리어하지 못합니다.

 

1장은 게임 출시 전에 데모로도 공개된 적이 있는데 약 3~40분 정도의 짧은 분량입니다. 세부적인 플레이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그냥 뇌피셜로 한 번 추측을 해보겠습니다.

 

가설 1. 사놓고 하지 않는 유저들이 많다 -> 실행만 해본 유저들이 많다? (수정)

-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워낙에 유명한데다 7같은 경우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6도 명작이라고는 하지만 2D기 때문에 7이 게임성 외에도 그래픽 등 여러 면에서 더 화제가 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 명성 덕에 일단 샀지만 정말 하고 싶어서 산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 순위가 밀리다가 결국 안 하게 된 유저들이 많아서 이탈률이 높게 나타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실행만 해보고 그냥 놔둔 유저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추가) 왜 가설 1을 썼나 모르겠네요. 아마도 이 글을 쓸 때는 업적(트로피) 모집단 수는 해당 게임이 인식만 되면, 그러니까 DL을 구매하거나 CD를 넣어서 온라인 상태로 기기에서 해당 게임을 인식만 한다면 모집단이다라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실행을 해야 모집단에 포함되는게 더 맞겠네요. 그래서 안 해본에서 실행만 해 본으로 수정했습니다. 근데 암만 생각해도 말도 안 되네요 ㅋ

 

가설 2. 원작과 다른 부분에 실망하고 포기한 유저들이 많다

- 아무래도 리메이크다 보니 원작을 생각하면서 시작한 유저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투 시스템이 원작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턴제 전투와는 좀 다른, ATB라고 게이지가 차면 공격을 하는 전투 시스템이 파판 고유의 전투 시스템입니다. 이런 전투 시스템이 리메이크에선 명시적으로 표시되는 게이지가 없고 그냥 실시간 액션에 가까운 전투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클래식 타입으로 바꿀 수도 있긴 한데 그것도 과거의 시스템과 그렇게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파판 15에서 리메이크와 비슷한 전투 시스템을 쓰긴 했지만, 이번 작은 리메이크기 때문에 원작의 스타일을 기대했던 분들이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기대했던 것과 달랐기 때문에 실망한 유저들이 많았다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설 3. 상대적으로 튀어보여서 그렇지 그냥 평범한 이탈률이다

- 스토리 중심의 게임은 초반 이탈률이 낮긴 하지만, 초반에 20% 정도 빠져나가는 건 사실 평범한 편이긴 합니다. 오히려 그 다음부터 잘 안 떨어지는게 더 특별한 상황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초반에 저 정도나 그만두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고, 오히려 그 후부터 그만두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게임보다 더 적은 것 뿐이다 이 말입니다. 좋게 본다면 그 후부터는 이탈률이 낮아질 만큼 몰입도가 높다는 이야기죠.

 

이 외에 또 뭐가 있을까요? 3번이 가장 긍정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잘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게임에서 엔딩까지 가는 비율은 괜찮아 보입니다.

*보통은 2~30%가 엔딩을 본다고 하는 글을 과거에 본적이 있긴 한데 출처를 지금은 못 찾겠고, 저 혼자서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결론을 내릴 만큼의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서,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내린 결론입니다. 앞으로도 적절한 데이터가 없으면 제 느낌대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저는 이과가 아니니까요!

 

PS5 버전(인터그레이드) 기준으로 2장까지 간 유저의 56%, 4장까지 간 유저의 67%가 엔딩까지 달립니다. PS4 버전은 이보다 좀 낮아서 2장 유저 중 45%, 4장 유저 중 57%가 엔딩까지 갑니다. 

 

데스 스트랜딩 같은 경우 에피소드 4까지 간 유저의 70%가 엔딩까지 가기는 하지만, 4장까지 가는데 11시간? 이렇게나 많은 시간을 거쳐서 정말 게임에 맞는 사람들만 남은 다음에 나온 비율입니다.

 

파판7 리메이크는 30~40분 플레이한 유저들 중 반 정도는 엔딩까지 간다는 이야기이니 훌륭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2장부터 빠져들어서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건 매력적인 주연 캐릭터들, 그리고 그 들과 관련된 뒤가 궁금해지는 스토리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큰 건 세피로스 입니다. 역대 악역 중에서는 악역 순위를 꼽으면 상위권에 속하는 캐릭터입니다.

(https://bbs.ruliweb.com/news/board/1001/read/2237842)

 

개인적으로는 2장에서 세피로스가 처음 등장할 때는 그리 임팩트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또 등장을 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캐릭터라는 걸 느끼게 되었고, 뇌리에도 남았습니다. 그 후에 원작을 플레이 해 보았는데 여기서는 더 공포스럽고, 더 카리스마 있고 신비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원작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세피로스가 등장하는 순간이 환호성을 지를만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더구나 세피로스의 직접적인(?) 등장은 원작에 없던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주인공과 뭔가가 있는 듯한 대사를 자꾸 던집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다? 그러면 알고 싶을 수 밖에 없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생길지도 알고 싶다! 이 힘 덕분에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세피로스 외에도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 또한 이 게임을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핵심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조연 덕에 더 보고싶어지는 드라마도 있는데 이미 핵심인 내용도 매력있는데 조연도 매력있다? 그러면 끝까지 달려야죠.

 

좀 난감한 것은 3장에서 오히려 이탈이 늘어나는 부분입니다.

 

3장에는 그 유명한 티파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대단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래도 3장에서 아쉬운 부분은 역시 게임의 스케일입니다.

 

1장에서는 신라라는 거대한 기업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렀고, 2장에서는 이 세계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적 세피로스와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제 엄청난 일이 일어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 3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하러 돌아다닙니다. 하는 일도 수금, 아니면 동네에 나타난 하급 몬스터 혹은 깡패들 처리 요정도의 일입니다.

 

어제까지는 세계의 운명을 건 전쟁을 할 것같은 분위기 였는데 갑자기 동네 해결사 노릇?

 

이건 원작에는 없는 부분입니다. 원작에서는 마을로 돌아와서 대화와 과거 회상 후에 다시 신라로 공격하러 가는데 리메이크에서는 소소한 일들이 추가돼 버린 겁니다. 

 

4장 역시 원작에 없는 부분인데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바이크 액션이 등장하는 파트이긴 하지만 스케일 큰 전투도 있고 아군 캐릭터의 가족, 또 원작에서 갑작스레 만나는 캐릭터를 미리 만나게 되는 등 나름 개연성 확보 혹은 풍성한 이야기를 위해 플러스가 될만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3장은 그런 느낌이 아닙니다.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몇몇 컷씬을 제외하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부분에서는 그냥 없어도 될만한 활동이 대부분입니다. 원작을 3부작으로 쪼개서 리메이크 한다고 하던데 이런 걸로 분량 늘려서 쪼개는 건가? 뭐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결국 3장에서 주는 실망감은 티파도 하드 캐리하지 못할 만큼 컸나 봅니다.


그 외에 미미한 차이긴 하지만 이탈률이 조금 상승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딱 보자마자 거긴가 했는데, 거기였습니다.

 

8장은 에어리스의 마을에 도착해서 3장처럼 마을의 소소한 일을 처리합니다. 거기다 일하면서 돌아다니는 길도 참 복잡합니다. 이 정도 그래픽을 뽑아내기 위해 배경 크기를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건 이해가 가지만, 좁은 공간에 여러 구조물이 있고 여기서 왔다갔다 하면서 이동을 하는 게 번거롭고 답답합니다. 하는 일도 잃어버린 애들 찾아주는 거 이런 정도인데 길까지 이렇다니..

 

역시나 원작에는 없는 부분이 필수적인 과제가 되어버린 구간입니다. 3장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소소한 일을 하게 되어버렸구요. 3장의 티파도 못한 일을 에어리스가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도 이탈하는 거죠.

 

9장에서는 지하도 같은 곳을 통과하는데 쓰잘데기 없는 로봇 팔 조작도 있고, 길이도 길고, 여러모로 귀찮은 곳이 나옵니다. 원작에서는 팔 조작 같은 거 없고 길이도 짧아서 그냥 이동하는 데에 2분인가 밖에 안 걸렸는데 여기서는 30분 걸립니다. 특히나 팔 조작이 팔 움직이는 것도 느리고, 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려야 되고, 또 저렇게 하고.. 여러모로 귀찮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지하도 통과하고 마을까지 왔더니 무슨 격투기장? 여기서 전투를 연속으로 하랩니다. 아이고..

 

14장 역시 비슷하게 단조로운 플레이를 반복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를 하수도를 돌아다니면서 전투를 하는 겁니다. 중간에 퍼즐이 있긴 한데 큰 의미는 없는 수준이구요. 원작에도 하수도 플레이가 나오긴 하지만 역시 짧습니다. 몇 분 밖에 안 되는 게 몇 십분 이상이 되어버렸네요.

 

사실 이런 플레이는 그 뒤에도 계속되긴 합니다.

 

15장부터는 대부분의 플레이가 길 헤메다 전투하기 입니다. 쓸데없는 퍼즐까지 섞이면서 얘네들 분량 늘리려고 이런 거까지 늘리냐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유독 8, 9, 14에서만 튀는 걸까요?

 

8장은 신라라는 거대한 적을 저지하는 핵심 목적에서 벗어난 소소한 플레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9장과 14장은 왜 이런 걸까요? 15, 16, 17 역시 헤매는 건 마찬가지인데?

 

판단의 근거가 마땅치 않으니 제 감으로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의 유무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헤매는 부분은 분량으로 따져보면 30분 정도로 참고 한다면 할 만합니다. 특히나 9장의 경우는 에어리스와 티파의 만남, 또 새로운 복장, 무도회 등 게이머들 사이에 유명한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챕터입니다. 30분만 하면 그걸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포기한다? 그건 현재의 지루함이 언제 끝날 지 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30분만 참으세요, 끝날 때까지 참으세요 둘 중에 어느 게 더 견딜만 할까요? 군대를 견딜 수 있는 건 제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제대할 지 모르는데 그냥 때가 되면 제대시켜 줄게? 사람 미치죠.

 

9장과 14장은 지금 하고 있는 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또 이게 끝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뭐가 더 나쁜게 있을지 좋은게 있을지도 모르겠고.. 더 하더라도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기에 그 순간 게임을 그만 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 15장부터는 비슷한 플레이인데도 왜 계속하는 걸까요?

 

여기서부터는 조금만 더 가면 게임이 끝이다 하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15장은 여기만 지나면 신라 빌딩이네, 그러면 조금만 더 가면 끝나겠지? 16은 신라 빌딩 왔네 위층까지만 가면 끝나겠지? 하.. 근데 안 끝나네? 17장 그래 끝나겠지? 안 끝나네... 차트의 숫자는 사람들이 끊지 않고 계속 했으니 엄청 재밌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 플레이할 때의 제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뭐 이런 걸 계속 하냐 빨리 좀 끝내자 이거였어요.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 했지만 끝까지 했던 게임들, 그리고 평소에는 연속으로 하기 힘들면서 엔딩 전에는 3~4시간 씩 연속으로 게임을 했던 경우들을 돌이켜 보면 정말 이랬던 적이 많은 거 같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나겠지? 조금만 더? 재미있지 않아도 끝을 내자는 욕심에 끝까지 갔던 경우들 말이죠.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답은 아닙니다. 정답을 찾으려면 의미있는 숫자만큼의 플레이어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겠죠.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분량 늘이기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면이 있고, 거대 기업에 맞선다는 중심 스토리가 사실 특별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조연 캐릭터들 또한 세피로스와 여성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큰 매력을 느끼기도 힘들었구요.

 

하지만 메인 캐릭터들의 매력이 확실하다 보니 이들 사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또 훌륭한 그래픽이 있다보니 여러 단점에도 끝까지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유저들의 클리어 비율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매력을 지닌 블록버스터형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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