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 2019.11.08

확인일 : 2021.11.29  Death Stranding Trophies • PSNProfiles.com

플레이타임 : 40h How long is Death Stranding? | HowLongToBeat / 30~33h (작성자 플레이타임)

 


2019년 최다 GOTY(Game of the Year)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들 하는 데스 스트랜딩입니다.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가 만든 게임이라 출시 전부터 화제가 많이 되었고, 출시 후에는 이게 최다 고티가 나올만한 게임이냐 아니냐로 화제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봐야 게이머들 사이에서긴 하지만요)

 

저는 불호인 입장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는 과학적인 분석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 주세요. 

데스 스트랜딩에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역시 초반부의 높은 이탈률입니다.

(현재 해당 챕터를 플레이 중인 유저 기준이 아니라 전체 유저 기준으로 이탈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차트 그리기 편하거든요.)

 

에피소드 2에서 무려 33.4%의 유저가 게임을 접었고, 에피소드 3에서도 13.6%의 유저가 게임을 접었습니다. 에피소드 4에서는 이탈률이 극적으로 낮아집니다. 에피소드 4까지 가서 게임이 괜찮다고 느꼈다면, 아마 끝까지 게임을 만족스럽게 플레이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4까지 온 사람들의 70% 정도는 엔딩까지 가는군요.

 

예외적으로 저처럼 이게 대체 뭐지? 하고 오기로 끝까지 가본 사람도 있긴 하지만, 재미있었는데도 게임을 접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게임을 접었다는 불만족, 엔딩까지 봤다는 만족으로 해석하는게 무난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렇게 극단적인 유저 성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이라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고 안 맞을 사람이 더 많은 게임입니다. 엔딩을 본 사람들(28.4%) 보다 한 번에 떨어져 나간 사람들(33.4%)이 더 많고, 에피 3까지 포함하면 무려 60%의 사람들이 초반에 게임을 포기했습니다.

 

초반에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긴 합니다.

 

*발할라의 경우 일자 진행이 아니기 때문에 트로피 순서는 수치에 맞춰 조정했습니다.

 

갓겜이라고 하는 레데리 2조차도 반 이상이 초반에 떨어져 나갔고 어쌔씬 크리드 발할라도 초반에 많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위에 이미지는 없지만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같은 경우도 1장을 못 넘긴 사람들이 20%가 넘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진행될 수록 이탈률이 줄어들거나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데스 스트랜딩은 이탈률이 에피소드 2에서 갑자기 확 늘어나 버립니다. 에피소드 1까지가 대략 1.5 ~ 2시간 정도 분량인데 2시간 정도 하고도 게임을 그만둔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세키로 급입니다. 세키로에서 중간 보스 빼고 첫 보스인 말 탄 애를 잡는 비율이 58.5%입니다. 거기를 못 넘은 사람이 40% 정도라는 거죠. 세키로는 너무 어려워서 접는다고 하지만, 데스 스트랜딩은 어려운 것도 아닌데 에피소드 2를 못 넘은 사람이 40% 이상입니다.

 


 

프롤로그와 에피소드 1은 유저가 직접 컨트롤 하는 플레이가 많지 않습니다. 제 경우 1시간 40분 정도의 플레이 동안 약 3~40 분 정도가 플레이였고 나머지는 다 컷씬이었습니다. 그마저도 단순 이동이 전부이긴 하지만 30분을 이어서 이동만 한 것도 아니고 조금 하면 스토리가 진행되고 하니 플레이하는 게 마땅히 없어도 참고 할 만합니다.

 


에피소드 2로 가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뭘 해야할 지 난감합니다. 뭘 해야하나 싶어도 그냥 짐을 지고 이동하는 게 다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엄청 길게 이동합니다. 3~40분 동안 계속 걷기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렇게 이동했다고 해서 그 후에 플레이나 게임 스토리에 뭔가 변화가 생기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잠자고 쉬었다가 다시 걷습니다. 그나마 BT를 만나는 순간이 잠깐 긴장감을 높여주지만 그마저도 비중이 높지 않고 원한다면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피해가면 이동 시간은 더 걸리긴 하지만요.

 

그래도 설마 이동하는 게 다 일까?

 

정말 다입니다. 짐을 어떻게 실을지, 업그레이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요소가 있긴 한데, 아직 초반부에는 크게 의미 있지 않습니다. 전투..가 있긴 한데 그것도 2 후반부에나 등장하는 거라 모르고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하게 할 만한 매력요소는 아닙니다. 소셜 요소? 맵의 일부 구역을 언락을 하면 다른 유저들이 설치한 장비를 쓸 수 있는데, 이 것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정도라 그냥 걷는다에서 플레이가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에피소드 2의 후반부에 가면 일종의 보스전(?)이 등장합니다. 드디어 플레이에 흥미와 긴장감을 불러올만한 새로운 요소가 나오는 거죠.

 

문제는 거기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제 플레이 기준으로 2장 전체만 해도 4시간 반 정도라서, 보스전을 만나는데, 그러니까 플레이에 뭔가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는 데에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제가 초반에 헤매느라 낭비한 시간이 있긴 하겠지만, 평균 플레이타임보다 제 플레이타임이 더 적은 편이니(40 vs 30~33. 캡쳐 영상으로는 30시간인데 캡쳐 안 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여유분을 둬서 33) 헤맸다고 가정해도 한 3시간 정도는 단조로운 플레이가 지속된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에피소드 2는 변화없는 단조로운, 그러니까 지루한 게임 플레이가 긴 시간동안 지속되다 보니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냥 플레이 자체가 안 맞는 경우도 많겠지만, 에피소드 1을 넘긴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도 이탈 비율이 이렇게 높은 거라면, 해당 에피소드의 구성 문제가 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에피소드 3으로 가면 새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게임 전체를 봤을 때는 여기서 변화의 폭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상당히 다양한 배경이 등장합니다. 위의 스샷에 나온 배경만 봐도 그 전에는 수풀이 있는 암석지대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건조한 암석지대, 붉은 토양 지대, 폐허가 된 건물, 주상절리 등 한 눈에도 변화가 큰 배경들이 한 꺼번에 등장합니다. 그 덕분에 배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생기기도 하죠.

 

또한 탈 것이 등장합니다. 바이크도 있고, 차도 있고. 정처없이 걷기만 하다가 탈 것을 타면 그 편리함은 정말 말 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고속도로 등 플레이에 변화를 주는 건설도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인간형 적. 게임 상에서 처음 보는 형태의 적입니다. 또 좋아요 주기나 받기 등도 고속도로 같은 접근성이 높은 구조물 덕에 더 쉽게 체감되기도 하구요.

 

이렇게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플레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목적지를 정하고 어디를 통해서 갈까만 생각하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3에서 다양한 항목들이 추가되면서 어떻게 갈까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단순히 계속 걸어서 갈까? 아니면 자원을 모아서 도로를 건설해서 차를 타고 갈까? 그것도 아니면 바이크로 험한 지형을 헤쳐서 갈까? 의미있는 고민이 시작되는 거죠.

 

이런 플레이에 재미를 느끼고 에피소드 3을 클리어한 사람들은 대부분 끝까지 갑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이탈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13.6%나 되죠. 해당 챕터를 플레이 중인 사람들로 한정한다면 이탈률은 25%나 됩니다.

 

부정적으로 살펴보자면, 에피소드 3에서 다양한 추가 요소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이동이 전부인 게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도로와 차가 있지만 도로도 끝까지 건설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중간에 끊기며, 또 도로를 건설하려면 자원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단순 반복 작업을 거쳐가야만 합니다. 인간형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 넓은 배경에 막사 몇 개있는 캠프 수준이라 피할려면 피할수도 있고, 설령 만났다고 해도 도망치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또한 에피소드 3도 엄청 깁니다. 대략 5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걸 다 빼놓는다고 하더라도 4~5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단순한 플레이가 반복되는 건 에피소드 1도 마찬가지인데 에피소드 1이 나았던 건 이동이 질릴만 하면 스토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컷씬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스토리가 진행되니까 그게 궁금해서라도 진행하는 맛이 있었는데 에피소드 2부터 이야기 진전은 거의 없어서 지치는데 에피소드 3까지 이러니까 더 할 맛이 나지않는 그런 상황이 됩니다.

 

이 쯤되면 갓겜이라 여긴 사람들은 계속하고, 망겜이라 여긴 사람들은 그냥 게임을 접습니다. 에피소드 3 부터는 거의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고, 에피소드 9부터 보면 1%도 안 됩니다. 이 후는 딱히 살펴볼 필요도 없을 정도네요.

 


데스 스트랜딩 만큼 극단적인 평가가 오가는 게임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게임 만족도에 따른 유저 분포도를 그려본다면, 일반적인 게임이 왼쪽의 모습이라면 데스 스트랜딩은 오른쪽의 형태가 아닐까 싶네요.


정리를 어떻게 내려야 할 지 난감한 게임인 데스 스트랜딩입니다. 평이 극단적으로 오가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 양상도 극단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반에 포기하는 유저들의 수가 많은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보편적인 재미를 주는 게임은 확실히 아닙니다. 하지만 취향에 맞는 사람들에게는 끝까지 쉬지않고 달릴 만큼 매력적인 게임인 것 같습니다.

 

사족이긴 하지만 한 마디 덧붙이자면, 고티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논쟁할 때 점수를 낮게 준 리뷰어의 수준이 낮다거나,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에게 겜알못이거나 망겜이나 하는 동물 취급하는, 극히 일부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게임이 자기에게 맞다고 해서, 더 수준이 높거나 고상한 사람인 건 아닙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더라, 최다 고티를 받았더라 라고 해서 억지로 해볼 필요도 없고, 남들이 망겜이라더라 라고 해서 시작도 안 해볼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고민이 된다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망겜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도 내가 좋아할 만한 게 있는지, 갓겜이라고 칭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도 내가 싫어할 만한 게 있는지 찾아보시고 결정하시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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