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이즌 제로 던의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입니다. 전작이 호평을 받았던 만큼 포비든 웨스트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PS5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거의 첫번째 작품이기도 했죠.
웨스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초반부의 높은 이탈입니다. 무려 31.8%의 유저들이 첫 트로피 전에 게임을 이탈했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상당히 높긴한데, <다운트에 도달> 트로피 달성까지는 제 플레이 기준으로 대략 80분 정도 걸린 구간으로 꽤나 플레이타임이 길긴 합니다.
제로 던에서 <증명의 의식에서 우승> 까지는 저한테는 약 90분 정도의 분량이었습니다. 다른 플레이 영상을 보니 100분 정도에 달성하는 사람도 있는 걸 보니, 웨스트의 <다운트 도달>은 제로 던에서는 <소우투스 물리침> ~ <증명의 의식에서 우승> 이 사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 웨스트와 비슷한 플탐에선 제로던은 24%정도 이탈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제로 던 24%
웨스트 31.8%
초반부 이탈을 비교해보면 웨스트가 제로 던보다 상당히 높습니다.
PS4까지 고려하면 또 다릅니다.
제로 던 24%
PS4 웨스트 17%
PS5 웨스트 31.8%
하지만 그동안 몇 번 이야기했듯이, 이제는 게임의 중심은 PS5로 많이 넘어온 상황입니다. 거기다 웨스트는 PS5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한 사실상의 첫번째 타이틀이어서 실제 판매도 PS5 버전이 더 많이 팔렸습니다. 22년 2월 영국 기준으로 PS5 판매 비중이 68%이었다고 합니다. PS5가 품귀던 시절에도 PS5 버전이 많이 팔렸는데, PS5가 구하기 쉬워진 지금은 더 높지 않을까요? 이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PS5 버전만 고려하는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다시 PS5 웨스트와 제로 던의 비교로 돌아와서, 초반부 이탈은 후속작이 더 높습니다. 더군다나 제로 던은 일시적이긴 하지만 조건없이 무료로 풀렸던 게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제로 던의 이탈률이 더 낮은데, 실제로 돈을 주고 구매한 유저들, 즉 게임에 대한 의욕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사람들끼리만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클 것입니다.
초반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꿔말하면 제로 던을 더 재미있게 느낀 이유, 웨스트를 더 재미없게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신선함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로 던은 너무도 신선한 게임이었습니다.
공룡이 나온다고? 그런데 그게 기계 공룡이라고? 그걸 총도 아니고 활로 잡는다고!!
너무 새로운 것인데, 궁금하지 않습니까? 당장 해봐야지 이런 마음이 무궁무진하게 들죠. 기계 공룡이다! 활로 잡았다! 이 뒤에는 또 어떤 기계 공룡이 나올까? 또 어떤 원시적인 활 무기가 나올까? 뒤에 나오는 것에 계속 기대가 생깁니다.
새로운 것이었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웨스트는 신선함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다 전작에서 경험을 해 봤기 때문이죠. 새로운 기계 공룡이 나온다고 해도 극히 일부이고 또 외형 외에는 플레이가 크게 달라지기 힘들기 때문에 그 뒤에 또 어떤 공룡이 나올까가 많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새로 나올 활 무기도 전작에서 크게 다를 것 같지도 않고 말이죠.
신선한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와 세상에! 날탈!
이것만 보면 뭔가 두근두근 거립니다. 나는 탈것으로 저 세계를 돌아볼 수 있다고?
그런데 이것이, 게임 끝나기 2시간 전에 등장합니다.
메인만 했을 때 플레이타임이 30시간 가까이 되는데 게임 끝나기 2시간 전에 말이죠..
사실 날탈이라는 것 자체가 오픈 월드에서 상당히 위험한 요소기도 합니다. 이동이 지나치게 쉬워지면 미지의 장소, 가기 힘든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흥미를 잃게 마련이니 말이죠. 와우에서도 날탈이 생기면서 초반에는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돌아다니면서 하는 모험에 대한 흥미를 많이들 잃어버렸다 뭐 그런 얘기도 들어본 것 같네요.
그렇다보니 날탈을 왜 극후반부에 배치했는지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요소는 그 전에 제한적으로나마 경험을 시켜주고 후반부에 풀어주는 식으로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얘를 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말이죠.
사실 게임 플레이에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넣기는 힘들기도 합니다. 변화를 원치 않는 유저들도 있을 수 있고, 잘못하면 기존의 장점을 날려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죠. 그나마 변화를 주기 쉬운 쪽은 스토리일 것입니다. 웨스트에서도 전혀 새로운 적이 등장해서 스토리를 흥미롭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새로운 적이 등장하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캐릭터야 어쩌면 당연하기도 한데, 새로운 적은 호라이즌 시리즈의 세계관 내에서는 본 적 없고 예상하기도 힘들었던 전혀 새로운 타입이었기 때문에 궁금하고 흥미롭습니다.
근데 얘도 메인만 달려도 거의 5시간 정도 가야 나옵니다. 중요한 건 초반에 뒷부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건데, 그럴만한 것들이 중반부 아니면 후반부에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초반부에는 1편과 별로 다른 게 없네 하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물론 그래픽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전작에서도 호평받았던 그래픽인데 거기서 더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같이 놓고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일이 비교하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냥 플레이를 하면 많이 좋아졌구나 하고 시작하겠지만, 사람의 눈이라는 게 또 간사한 게, 가장 먼저 느껴지지만 또 가장 먼저 익숙해지는 게 또 눈입니다. 플레이를 하면서 좋아진 그래픽도 익숙해지다보면 이게 또 엄청난 차이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PS4의 그래픽은 단순히 그래픽이 좋다를 뛰어넘어서, 그 당시의 일반적인 기준을 뛰어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충격적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퀄리티 이상의 의미가 있었죠. PS5 버전도 훌륭한 그래픽이긴 하지만, 제로 던이 가져왔던 충격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로 던이 720p 에서 1440p로 바뀐 수준이면, 웨스트는 1440p에서 2160p로 바뀐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 외에 빠른 로딩, 듀얼 센스 진동 등 웨스트에만 있는 장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후속작을 더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게임에 대한 만족감의 크기를 키워줄 수는 있겠지만, 불만족스러운 게임을 만족으로 바꿔줄 정도로 큰 힘을 지닌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 눈에 띄는 부분은 <기지 설립>과 <베타 구조> 구간입니다.
<베타 구조>는 꼭 먼저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아이테르 회수>를 먼저 했거든요. 그래서 <아이테르 회수>가 이탈률이 상당히 낮은데, 전체적으로 이탈률이 나눠진다고 치면 크게 문제가 아닐 순 있을 거 같습니다.
<기지 설립>은 제 기준으로는 저 구간만 거의 3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른 것들이 대체로 트로피 하나 당 2시간쯤 걸린다고 치면, <기지 설립>은 이탈이 엄청 많다까진 아니지만, 다른 곳에 비해서는 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지 설립> 구간은 완전히 새로운 지역으로 저렇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서 시작입니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플레이가 나오겠구나 기대를 하게 되는데, 오히려 소소한 일을 하게 됩니다. 저기 내려가기 전에 뱀 같은 보스전이 있긴 했으니 이 타이밍에 좀 쉬어가도 될 것도 같긴 한데, 그래도 새로운 지역에 들어섰는데 하는 건 달라진 게 없으면 좀 실망스럽지 않을까요?
물론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저는 저렇게 내려간 곳에서 소소한 일을 하는게 좀 답답했습니다. 차라리 스토리를 바로 진행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더 들었네요.
그리고 저는 전투가 좀 더 힘겨워진 느낌이었습니다.
크게 변한 건 없는데, 전투 공간이 조금 더 좁아지고, 달려드는 적들이 많거나 잦아진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하게 비교해본 게 아니라 그냥 느낌이긴 한데, 조준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좀 더 줄어든 느낌? 하면 하는데, 뭔가 미묘한 답답함이 계속 있는 느낌이었죠. 공격하는 것보다 피하는 게 더 많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1편과 구르기 횟수 비교 같은 거 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그럴 수는 없으니..
여튼 제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느린 진행 속도, 뭔가 답답한 전투 이 2개가 초반부에 좀 불만스러운 점이었습니다.
그 외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마지막 구간의 이탈입니다.
보통 엔딩이 다가오면 조금만 더하면 된다는 생각에 대부분 끝까지 달리기 때문에 이탈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전보다 더 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저는 알 것 같습니다. 여기, 좀 짜증나게 어렵습니다. 막 소울류처럼 이걸 대체 어떻게 깨라는 얘기야 뭐 이런 정도까지는 아닌데, 그냥 좀 짜증납니다.
이제 마지막 적 기지로 진입을 하는데 저기서는 중간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한 번 진입했으면 끝까지 해야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저기 나오는 저 몹들, 너무 어렵습니다.
전체적으로 전투 난이도 자체가 전작보다 더 올라간 느낌인데, 그 중에서도 쟤네들은 특히 어렵습니다. 저는 메인을 위주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특별히 강한 무기나 갑옷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난이도를 낮췄으면 할 만해야 하는데 얘네는 데미지가 너무 안 들어가요. 활을 쏴도 쏴도 체력이 줄지를 않습니다. 건틀릿으로 감전을 계속 터트려야 체력이 줄어들었습니다. 나는 활 플레이가 좋은데 활은 쓸모가 없고 특정 무기로만 잡아야해서 힘들고 지루했습니다.
특정 공략법이 필요한 몹 자체가 문제인 건 아닙니다. 그런 몹 있을 수 있죠. 근데 얘네 계속 나와요. 2마리씩 3마리씩 이렇게 몇번 나와서, 전부 한 8마리? 9마리? 그쯤 본 거 같네요.
보통 필드에서 어려운 몹 만나면 도망쳤다가 성장해서 다시 찾아오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는 도망이 불가능합니다. 세이브 로드를 해서 아예 시작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처음 한 두마리는 어떻게 잡았다가 계속 하다보니 못 잡겠다? 이미 투자한 시간이 있는데 나가서 렙업 노가다하고 첨부터 다시 하라고? 너무 싫습니다. 아예 안 그렇게 만들었어야죠. 아니 난 그래서 난이도를 낮췄다니깐? 근데 왜 이런 시련을 주는거야?
그래픽, 애니메이션, 로딩, 진동, 새로운 몬스터, 새로운 등장인물 등 많은 면에서 개선되었고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긴 했지만 결국은 게임 플레이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큰 차이가 없어도 더 성공하거나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이 있지만, 웨스트는 아쉬움이 더 많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시일 : 2022.02.18
확인일 : 2023.01.22
플레이타임 : 28.5h How long is Horizon Forbidden West? | HowLongToBeat
출처 :
Horizon Forbidden West Trophies • PSNProfiles.com
Horizon Forbidden West Trophies • PSNProfiles.com
UK Horizon: Forbidden West sales share by platform 2022 | Statista
*차트의 세로축은 해당 업적(도전과제/트로피)의 클리어 율을 의미합니다.
*차트의 파랑은 클리어, 빨강은 이전 단계와 비교했을 때의 이탈률을 의미합니다.
- 상황에 따라 색은 달라질 수도 있으며, 대부분 긴 막대가 클리어율, 짧은 막대가 이탈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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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nprofiles에서 psn 자료를 갱신한 시점 혹은 제가 데이터를 확인한 시점에 따라 실제 psn 값과 차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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