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 2편의 리메이크작 바이오하자드 RE2 입니다. 진엔딩을 본 사람의 비율은 30% 정도로 이것만 봤을 때는 그리 특출나지 않은 게임 같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독특한 진행 방식을 고려해보면 또 다르게 보입니다. 이 게임은 A, B 2개의 루트가 있습니다. 각각의 루트는 어떤 캐릭터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 조금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합니다. 이걸 서로 다른 주인공으로 게임을 각각 완료해야 진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A, B 2개를 A 레온 -> B 클레어 이렇게 갈수도 있고, A 클레어 -> B 레온 이렇게 갈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게임을 2번 깨야 진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루트가 완료되는 항목은 위의 <레온 완료>, <클레어 완료> 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나열되어 있다고 해서 <레온 완료>가 무조건 <클레어 완료>보다 먼저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저가 어떤 캐릭터를 먼저 고르냐에 따라 <클레어 완료>를 더 빨리 완료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레온을 먼저 플레이한 사람이 많아서 위와 같이 나온 것 뿐입니다.
저 같은 경우 A 루트를 공략을 안 보고 했을 때의 기록은 잘 모르겠는데, 2회차를 진행했을 때는 6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 게임의 전체 플레이 타임은 대략 8.5시간 정도라고 합니다.(How long is Resident Evil 2? | HowLongToBeat) 플레이타임 사이트의 플레이타임이 진엔딩까지 가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따로 나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2회차 때 6시간이었으니, 저 8.5시간은 일반적으로 A 루트만 완료했을 때 걸린 시간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8시간 정도만 해도 어지간한 게임 볼륨은 된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차티드 시리즈도 초기 작품은 8~10시간 정도였고, 제 느낌 상 어드벤처 성격의 게임은 8시간 짜리가 꽤나 있었던 거 같거든요.
*참고로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 보여주는 결과 화면의 플레이타임은 실제 플레이타임보다 짧습니다. 제 플레이 영상이 캡쳐한 게 6시간 20분인데 게임 플레이타임은 4시간 20분으로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셰리 완료> 구간입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저 구간은 2회차나 다름 없는 곳이어서, 게임 플레이에 문제가 있어서 많이 이탈한다기 보다는 2회차를 시작 안 한 사람들이 많다 정도의 의미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엔딩> 구간의 이탈률 9.3%는 <클레어 완료>와 단순 비교한 건데, 모두가 클레어 루트를 완료한 후에 진엔딩 업적을 달성하는 건 아니어서 이탈률 수치는 크게 의미가 없겠네요.
진엔딩 보는 사람과 각각의 엔딩을 보는 사람을 구분해 보겠습니다.
<진엔딩>의 달성 조건이 캐릭터 2명의 엔딩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29.5%면, 클레어만 완료한 사람은 9.3%, 레온만 완료한 사람은 21.7%입니다. 그러면 29.5 + 9.3 + 21.7 = 60.5 입니다.
결론을 내려보자면, 이 게임의 엔딩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60.5% 라는 얘기가 되겠군요.
어느 정도 볼륨이 되는 게임에서 끝까지 가는 비율이 50%만 해도 엄청 높은 비율인데 60%는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물론 소수의 코어팬층만 즐기는 게임이면 일반적이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올 3월까지 무려 960만장이나 팔린 게임입니다. 절대 마이너한 게임이 아니죠. 그냥 이 게임이 대단하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세부적으로 좀 살펴보자면, <경찰서 도착>은 10분 정도 분량인데, 너무 무서워서, 혹은 나랑 안 맞아서 등등 여러 이유로 바로 접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업적 비율 산정에 모집단으로 들어가는 기준이, 게임 설치 혹은 게임 실행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설치만으로도 통계에 잡히는 거면 저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설치만 해보고 바빠서 못 해볼 수도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게임 실행을 해야 통계에 잡히는 거라면 진짜 10분도 안 해보고 접는 분이 저정도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올 3월까지 이 게임이 960만장이 팔렸는데, 중고 디스크로 하는 분들까지 고려하면 10분도 안 하는 분들이 100만명이 넘는다고 봐도 되겠네요. 어떻게 보면 왜 그러지 싶은데, 어떻게 보면 안 맞는 게임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현명한 행동인 것 같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되는 부분은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구간입니다. 경찰서를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찾고 퍼즐을 해결하는 단계죠.
그동안 갑작스레 이탈률이 튀는 구간은 (아이템 찾기를 포괄하는)길찾기의 문제가 크다란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 게임은 길찾기 하는 과정 자체가 게임 플레이라서, 길찾기가 문제다라고 바로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구간에 비해서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구간의 경찰서 홀 주위는 다른 구간에 비해서도 길이 복잡합니다. 층도 여러 개인데다 방이라고 할만한 공간에 문도 여러 개 입니다. 거기다, 어둡기까지 합니다.(왜인지 PC 버전보다 PS버전이 더 어둡습니다) 복잡한데 알아보기도 힘들다? 다른 게임보다 영향력이 크지는 않겠지만 이런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구간에서 겪은 힘든 길찾기가 이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회차 기준으로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구간이 제가 1시간 반이 안 걸렸는데, 처음 하는 경우는 3~4시간, 혹은 그 이상도 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요한 아이템 위치나 순서를 알면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지만 모르면 왔다갔다를 계속 하게 될테니 말이죠.
때마침 아이템을 제대로 가져왔으면 모르겠는데 없다면 또 돌아가서 아이템을 챙겨야 하는데, 이게 좀 귀찮습니다. 이 게임은 움직이는 것도 특히나 느리거든요. 물론 이렇게 헤매면서 아이템을 찾고 어디에 쓰는지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의 핵심 재미 중 하나긴 한데, 이게 안 맞는 분들은 재미를 느끼기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에서도 공간의 복잡도가 높은 구간의 이탈률이 다른 곳보다 높았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이 게임에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공간이 복잡하다보니 다른 구간보다 플레이하기 힘들어서 이탈률이 높다 이렇게 말이죠.
물론 게임 자체가 안 맞아서 자연스럽게 그만두는 분들도 저 이탈률에 포함되겠지만, 그런 것 빼고 굳이 이유를 뽑아보자면 길찾기가 힘들어서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경찰서 탈출> 부분은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도 좀 힘들게 할 만한 그 녀석이 등장합니다.
이름이 뭐였더라? 여튼 저 놈이죠.
<경찰서 탈출>은 앞의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구간을 플레이하면서 익숙해졌던 경찰서 내부 지역에, 추가로 지하 주차장 구역을 플레이하는데, 게임이 힘들 분들은 전 단계에서 다 떨어져 나갔을 것 같은데도 꽤나 많이 이탈을 했습니다.
이탈 자체는 나쁘지 않은 수준 같기도 한데, 이 구간에서 굳이 굳이 힘든 걸 꼽아보자면 저 녀석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무적인데다 계속 쫓아다녀서 공포감과 긴장감을 조성하기는 참 좋은데, 플레이를 자꾸 꼬이게 만들어서 짜증나게도 하는 녀석입니다.
사실.. 저거 때문에 떨어져 나가는 분들이 많은지 적은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특이 요소니 한 번 언급해 봅니다.
PS5 버전도 따로 나왔으니 그것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얼마 안 되긴 했지만요.
진엔딩이 무려 38.8%나 나옵니다.
그러면, 38.8 + 7.2 + 14.2 = 60.2, 엔딩을 하나라도 보는 비율은 60.2%입니다. 이건 PS4 버전과 비슷하네요.
좀 특이한 게, 진엔딩의 비율은 PS5가 10% 정도 높은데, 엔딩을 한 번이라도 보는 비율은 둘다 60% 정도로 거의 같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플5 버전은 나온지 얼마 안 되었다보니 열성팬들이 더 많이 플레이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분들은 당연히 PS4 버전도 해봤을 테니 길을 잘 알테고, 또 오랜만에 하니까 재미도 있으니 끝까지 A, B 다 깼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엔딩의 비율이 저렇게 높게 나온 것입니다.
라고,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열성팬들이 많이 플레이를 했다면 <경찰서 도착>이나 <여신 조각상 퍼즐 해결> 같은 초반부의 이탈률이 더 낮아야 할 것입니다. 근데 PS4 버전과 비슷하네요? 열성팬만 있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 섞여있을 PS4 하고 비슷하다? 뭐지 이게..?
팬이 PS5 버전을 시작하면서 게임 초반부에 굳이 그만둔다면 그냥 궁금해서 깔아서 해보고 경찰서 들어간 다음 그만뒀다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근데 이 비율이 플4에서 초기에 이탈한 사람들의 비율과 딱 비슷하게 나온다? 이게 되나? 근데 진엔딩 보는 비율은 저렇게 높다고?
이게 게임이 소수만 즐기는 게임이면 둘이 비슷하게 나온 게 그러려니 하겠는데, 거의 천만장 가까이 팔린 게임입니다. 이 정도면 소수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PS4와 PS5의 초기 이탈은 비슷하다? 음.. 대체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 진엔딩 비율도 비슷하게 나왔다면 어떻게든 해석할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이거는 음... 음..... 뭘까요? ㅋ
뭐가 되었건 정말 대단한 게임입니다. 오리지널 작품에서도 4편이 제일 명작이었다고들 얘기하는데, 리메이크 4편은 어떻게 나올지 정말 기대됩니다.
출시일 : 2019.01.25 / 2022.06.13
확인일 : 2022.06.20
플레이타임 : 8.5h
출처 :
https://psnprofiles.com/trophies/8671-resident-evil-2?order=psn-rarity
https://psnprofiles.com/trophies/16679-resident-evil-2?order=psn-rarity
Platinum Titles |Product Data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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