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이상의 규모로 제작된 국내 콘솔 게임 중에서는 거의 최초가 아닐까 싶은 게임 피의 거짓이 9/19(디럭스 9/16)에 출시되었습니다. 출시 초기부터 단순 모방이냐, 모방을 넘어선 표절이냐 말이 많았지만, 논란과는 별개로 리뷰 점수는 80점 정도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피의 거짓에서 보스와 관련된 업적은 총 13개입니다. 이 중에 중간 보스급인 미친 당나귀도 포함되어 있어서 업적이 있는 보스는 12개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간 보스인지 정식 보스인지 좀 헷갈릴만한 보스도 게임 중에 등장하기 때문에 실제 보스급 적들은 조금 더 많습니다.

 

발매 후 7일차인 지난 25일까지의 클리어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 보스인 <축제 인도자>를 클리어한 비율은 약 85% 입니다. 저는 데모에서 플레이해봤기 때문에 20분만에 클리어했습니다. 데모에 비해 쉬워졌기 때문에 데모를 안 해본 분들도 30분 내외면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초반 30분 정도에 이탈한 비율이 15%정도 되는 셈입니다. 

 

<미친 당나귀>는 대략 1시간 정도면 만날 수 있는 중간 보스입니다. 특별히 얘가 어렵진 않은데, 저는 그 전에 덩치 큰 경관 같은 놈한테 25분이나 시간을 잡아먹어서 1시간 반이나 걸렸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방어나 회피가 기존의 소울류와는 좀 이질적인 편이라 적응이 한 번 안되기 시작하니 엄청 걸리더군요.

 

2 보스인 <버려진 파수꾼>은 거의 곧바로 이어지는 보스인데다 첫 보스처럼 어렵지 않아서 당나귀를 잡은 분들은 거의 대부분이 클리어 했습니다. 저는 멋모르고 조력자를 소환하고 시작했다가 1트만에 깨버렸었죠.

 

여기까지 대략 빠르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길게 잡아도 2시간 정도의 구간인데 여기서 이탈률이 30% 정도 됩니다. 이 정도 분량에 이 정도 이탈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라쳇같은 게임도 초반 1시간에 30% 정도가 이탈하기도 합니다. 그걸 생각하면 괜찮은 성과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울이라는 장르 자체가 난이도로 유명하다보니 보통은 팬층이 게임 초반에 시작하기 마련이라서 라쳇처럼 대중적인 게임과의 비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게임과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일단 초반 외에 나머지도 좀 살펴본 다음 다른 소울 게임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초반 이후를 살펴보면, 악명 높은 <인형의 왕> 단계에 비해 <푸오코>와 <대주교>의 이탈이 더 높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갇혀 있는 구간은 인형의 왕보다 그 이전 단계라는 이야기죠. 

 

<푸오코> 단계는 호텔로 진입한 이후 호텔을 나가면서 플레이하는 구간인데, 호텔까지만 하고 그만하자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특별히 길이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길찾기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 일자 진행이라도 봐도 되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저 구간의 이탈은 그 원인이 보스건 뭐건, 순수하게 난이도로 인한 이탈이라고 생각합니다.

 

<푸오코> 때부터 엘리트 몹이 까다로워 지기 시작합니다. 뭐 그전에도 까다로웠지만 더 까다로워 지는 구간이 여기죠. 

 

<대주교>로 가면 맵이나 몹 배치가 짜증나는데 전보다 더더더 까다로운 엘리트몹도 등장합니다.

 

 

몹 배치가 짜증나더라도 금방 리트라이 할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숏컷 없으면 좀 이동을 꽤나 해야하고, 저 엘리트 몹도 느릿느릿한 승강기를 타고 가야해서 죽으면 스트레스가 다른 곳보다 더 심합니다.

 

과거에야 악명 높은 소울이 주류였다고는 하지만 다크 소울 3 이후로는 점점 라이트해지고 있는데, 왜 굳이 이런 짜증나는 맵을 만들었는지 사실 잘 이해가 안 가긴 합니다. 라이트해진다는 게 쉬워진다는 의미가 아닌데 말입니다.

 

그 뒤의 <검은 토끼단>이나 <인형의 왕>에서도 이탈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7일 밖에 안 된 게임이라 아직 진행이 안 돼서 이탈이 아니라 진행 중일 수도 있으니 그 뒤는 더 안 봐도 될 것 같네요.

 


 

이제 다른 소울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피의 거짓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소울라이크 게임으로 와룡이 있습니다. 메타 점수도 비슷하고 분량도 메인은 26시간 정도로 비슷합니다.

 

아래는 피의 거짓과 동일하게 7일차인 3/10 와룡의 클리어 현황 차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ISwNo7_Eog&t=2169s&ab_channel=ZanarAesthetics 

 

위 링크의 유튜브 영상 기준으로는 <주염>이 1시간 20분 정도 되는 구간인데, 피의 거짓 <버려진 파수꾼>과 비슷한 구간이 <주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 유저들은 몇 번씩 리트라이하니 소요 시간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와룡보다 피의 거짓 초반 이탈률이 좀 더 높다고 봐야 합니다. 와룡의 첫 보스인 <장량>이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보여줬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피의 거짓 유저들이 좀 더 쉽게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와룡의 경우 발매 전 공개된 데모에 이어서 본편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덕분에 클리어율이 높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모 때 1보스를 못 깼던 사람들은 어려워서 시작을 안 했을테니 대부분은 1보를 깼을 것이고, 그렇다면 1보의 클리어율이 저렇게 낮은 게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피의 거짓도 비슷한 클리어율 상승 버프(?)가 있습니다. 디럭스 3일 사전 플레이죠. 디럭스를 살 정도면 소울에 관심이 많고 많이 해봤던 팬일테니 일반 유저보다 클리어율이 높을 것입니다. 이 덕분에 초반에 클리어율을 많이 높여줬을테니, 와룡과 피의 거짓은 비슷한 조건이다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확실하게 결론짓기는 힘들지만, 그냥 그렇다고 칩시다. 와룡이나 피의 거짓이나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다시 결론을 내려보면, 초반 1~2시간 구간에서는 피의 거짓 이탈률이 더 높아 보인다 입니다.

 


 

 

 

중반까지 살펴보면, 역시나 와룡의 클리어율이 더 높습니다. 와룡은 6보스 <장양> 구간의 이탈이 눈에 띄기는 하는데, 전체적으로 큰 차이 없는 이탈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피의 거짓은 이탈이 극초반 이후에 몰려있는 느낌입니다. 와룡은 구간별로 분량이나 난이도가 각 보스별로 균등하게 세팅되어 있고, 피의 거짓은 좀 차이가 나 보입니다. 

 

아직까지 발매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비슷한 게임인 와룡보다 진행도가 더딥니다. 소울 초기 유저들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면 피의 거짓이 더 어렵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소울에서 난이도 밸런스를 논하는 게 크게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한 게, 대부분 밸런스가 좋지 않습니다. 정석 루트대로 가면 대부분 무지하게 어렵고, 유저가 성장을 해서 적절한 난이도로 맞춰지는 쪽에 가깝죠.

 

피의 거짓은 밸런스가 안 좋은 소울 장르임을 감안해도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와룡은, 저렇게 균등한 클리어율 현황을 보니, 나름대로 밸런스가 잘 갖춰졌다라는 의미 같기도 합니다. 뭐, 그게 아니면 너무 쉬워서 저렇게 나온 것일 수도 있는데, 에이 설마 그렇겠어요? 나름 소울인데?

 

피의 거짓은 렙업 노가다를 딱히 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일반 몹들은 경험치(에르고)를 많이 안 주고, 엘리트급은 난이도가 너무 높은데다 난이도 대비 경험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결국은 렙업을 하려면 부지런히 반복 사냥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미 맵과 배치를 알고 있는 상태의 소울 게임은 플레이에 긴장감이 없습니다. 난이도가 거의 절반 이상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몹 반복 사냥은 보상이 있을 때만 할 만합니다. 하지만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반복 과정이 할 만할리가 없습니다. (물론, 저만 그랬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블본은 나름 꿀몹(?)도 있고 던전도 있고 해서 막히면 그런 과정을 통해 렙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스 밸런스 엉망인 건 블본 같은 게임이 더 심했는데, 딱히 지치지 않고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런 게 없어서 보스에서 막히게 되면 이탈이 타 소울에 비해 더 쉽게 일어나거나 더 더디게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쉬워졌다고 하는 2보스까지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후로는 정체된 유저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 뒤 단계부터는 난이도 조절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저런 식의 밸런스를 짰는지 저야 알 수는 없지만 그 기준을 좀 바꾸면 더 대중적인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게 의도한 밸런스라면.. 저는 좀 아쉬울 것 같네요.

 


출시일 : 2023.09.19 / 2023.03.03

확인일 : 2023.09.25

플레이타임 : 25.5h How long is Lies of P? | HowLongToBeat

출처 : 

https://psnprofiles.com/trophies/21250-wo-long-fallen-dynasty

https://psnprofiles.com/trophies/23724-lies-of-p?order=psn-rarity 

 

 

*차트의 세로축은 해당 업적(도전과제/트로피)의 클리어 율을 의미합니다.

*차트의 파랑은 클리어, 빨강은 이전 단계와 비교했을 때의 이탈률을 의미합니다.

  - 상황에 따라 색은 달라질 수도 있으며, 대부분 긴 막대가 클리어율, 짧은 막대가 이탈률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자료는 psnprofiles에 있는 psn 수치를 가지고 정리하였습니다.

*psnprofiles에서 데이터를 확인한 시점에 따라 실제 psn 값과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psnprofiles는 기본적으로 해당 사이트 회원들의 클리어 비율을 먼저 보여주고, 해당 값에 마우스를 갖다댔을 때 psn의 수치를 보여줍니다.

  -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코어 게이머이기 때문에, 사이트 회원 클리어율이 psn 클리어율보다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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