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후속작 쉐도우 오브 워 입니다.

(2편이 한글화 되면서 shadow 정식 명칭은 "섀도우"가 됐지만 쉐도우가 익숙해서 본문은 일단 쉐도우라고 표기하습니다.)

 

전작이 여러 모로 평이 좋았기 때문에 후속작인 워는 당연히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제작사에서도 기대가 컸는지 발매 전에 여러 곳에서 인터뷰나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는 등 홍보에 정성을 많이 쏟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PS4 버전 쉐도우 오브 워의 업적 달성률 차트입니다.

 

첫 번째 업적인 <다음 번엔 행운이...>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토리 관련 필수 업적입니다.

 

*제가 플레이한지 오래돼서 확신은 안 들긴 한데, 필수 업적이긴 하지만 저 순서가 꼭 진행 순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적대적 점령> 이 스토리 관련 첫 번째 업적이긴 한데, 저 같은 경우 이것저것 서브 미션도 하긴 했지만 저 업적을 4시간쯤 하고 나서야 달성했기 때문에, 스토리 업적은 아닌 <다음 번엔...> 업적도 차트에 표시했습니다. <다음 번엔..>은 저는 1시간 때쯤 달성했습니다. 더 초반 업적이 없는게 아쉽네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엔딩 업적입니다.

 

11.1%만 보면 별로 안 커보이지만, 현재 플레이 중인 유저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50%가 이탈했습니다.

 

후반부까지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해당 게임의 단점은 다 수용하고 재미있다고 느낀 사람들일 것입니다.

 

거기다 엔딩이 바로 눈 앞에 있다면 엔딩을 보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얼마 전 소니의 유저 조사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조사 내용이 있었습니다. 트로피(업적) 90~100% 달성 유저가 80~90% 달성 유저보다 더 많은데 조금만 더 하면 끝나는 순간쯤 가면 지금까지 한 게 아까우니 끝까지 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엔딩도 마찬가지 입니다. 엔딩을 봤을 때 얻는 성취감도 일종의 상품이라고 본다면, 지금까지 투자한, 사실상의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포기 못 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엔딩 때쯤 가면 이탈률이 높지 않는게 일반적인데...

이 게임은 엔딩을 눈 앞에 두고 절반이나 되는 유저들이 그냥 게임을 포기했습니다. 플탐이 짧은 것도 아니어서 투자 비용이 적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걸 포기할 만큼 빡치게 했다는 거죠.

 

저 때는 진짜 다시 생각해도 짜증이 밀려오는데, 이 이야기는 좀 있다 하겠습니다.

 

 


 

초반부도 보면 이탈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첫 아이피도 아니고 괜찮았던 작품의 후속작이라서 이 게임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시작했을 텐데 이탈률이 이 정도인거는 좀 기대 이하 아닐까요?

 

 

 

 

그래서 찾아보니 2020년 11월에 PS Plus 무료로 풀린 적이 있습니다.

 

무료 게임은(엄밀하게는 무료가 아니지만) 사람들이 쉽게 접기 때문에, 한 번 무료로 풀리면 전체적으로 클리어 비율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살펴본 게임 중에서 무료 배포 이후 업적 클리어 비율이 올라가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긴 합니다.

 

 

그래서 무료로 풀린 적이 없는 PC(스팀)의 자료를 살펴 보겠습니다.

 

 

 

 

 

전작과 비교해보면, 초반부 이탈은 많이 줄었다고 할 만합니다.

 

단순히 차트 상의 순서 상으로는 <첫 단계>랑 <랫 백 진급>이 약 60% 정도로 비슷해 보이지만, 위 차트의 업적별 소요 시간이 균등한 것은 아니어서, 2편의 <첫 단계>까지가 제가 이것저것 서브 미션을 많이 하긴 했지만 거의 9시간쯤 걸렸고, 1편의 <랫백 진급>은 빠르게 하면 1~2시간 안에도 가능한 수준이라 플레이타임으로 보면 차이가 많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반부의 이탈은 2편이 훨씬 적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중반부입니다.

 

2편은 <공포 군주> 단계에서 17.6%나 되는 유저들이 이탈을 했습니다. 현재 플레이 중인 유저 기준으로 보자면, 30%나 이탈한 셈이 됩니다.

 

 

<첫 단계> - 누르넨에서 요새를 처음으로 점령하면 달성

 

<공포 군주> - 발로그를 2번 만나서 처치하면 달성

 

<첫 단계> 달성 이후 <공포 군주>는 까지 저는 대략 2~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제가 플레이하면서 캡쳐한 영상이 있긴 한데 메인 미션만 한 것도 아니고, 캡쳐를 빼먹은 것도 있을 수 있어서 확실히 저 정도다 라고 하긴 어렵지만, 분량이 문제가 돼서 갑작스럽게 많이 이탈한 것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저렇게 많은 유저들이 빠져나간 걸까요?

 

플레이한 지 오래돼서 기억이 흐릿하긴 한데, 저 구간은 난이도, 반복되는 컨텐츠, 전투 자체의 문제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1. 난이도

 

2편부터 레벨과 장비 스탯이 도입되었는데, 이 때문에 적과의 능력 차이로 인한 장벽을 느끼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소액 결제로 레벨업 부스트인가 장비였던가..? 여튼 성장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초반부터 일부러 이것 때문에 어렵게 했나 싶을만큼 게임이 답답하고 어려웠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난이도 장벽이 확 크게 와 닿 곳이 <공포 군주> 구간입니다.

 

<공포 군주> 단계 부터 구역이 확장

 

그래도 그 전까지는 한 구역 내에서만 플레이를 하다보니 레벨 차이가 나도 크게 나지는 않고 컨트롤로 극복할만한 수준이었는데, <공포 군주>에서는 여러 구역이 한 번에 풀려버리게 됩니다. 이 구역별로 평균 레벨 차이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고레벨 지역은 컨트롤로 극복 못 하는 곳도 생깁니다. 물론 이런 경우 더 낮은 곳에서 렙업을 하고 다시 가면 되겠지만, 결국은 유저가 하고 싶은 플레이는 막고 하기 싫은 플레이를 강제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성장 중심의 온라인 게임은 저런 설계가 크게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의 목적 자체가 싱글 게임과 좀 다르니 말이죠. 

 

저는 온라인 게임의 목적이 성장과 승리 등 성취감 중심이라서 그 과정에 대한 인내심이 싱글보다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런 식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싱글은 자기 만족 중심이라서 인내심이 더 클리가 없습니다. 엔딩 보기, 혹은 재미있을 때까지만 하기가 목적인 싱글 게임은 하기 싫은 플레이가 강제되면 게임의 재미가 확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이게 뭐야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냥 접고 말겠죠.

 

그렇다고 레벨 차등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엘든 링도 비슷하게 구역 별로 레벨 차등이 있는데도 게임의 재미를 잃지 않았으니 말이죠. 중요한 건, 레벨로 인한 플레이의 제약이 있느냐 없느냐 보다, 제약에도 불구하고 유저가 하고 싶은, 혹은 할 만한 선택지가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이건 아래의 2, 3과도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플레이가 난이도로 인해 막혔을 때 딱히 할 만한 재미있는 게 없어요. 엘든 링은 스토리가 사실 거의 의미가 없어서 전투 재미를 극대화 시킨 게임이다 보니 여기가 막히면 저기 가서 싸우자 이렇게 하면 되는데, 얘는 여기 막히면 남은 게 별로 없습니다.

 

 

2. 반복되는 컨텐츠

 

앞서 얘기했듯이 성장이 많이 필요한 구간이다 보니 레벨업과 장비 파밍을 해야하는데, 이걸 하려면 결국은 요새전을 해야 합니다. 필수적인 미션이 아니더라도 요새전의 보스를 잡아야 좋은 장비를 주기 때문에 결국 안 할 수는 없죠.

 

문제가 이 요새전이, 그렇게 재밌지가 않습니다. 

 

보기에는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오크를 세뇌시켜서 우리편으로 만들고, 또 얘네를 키워서 요새전에 활용한다! 거기에 엄청난 수의 오크와 격돌하는 요새전이라니! 엄청 멋질 것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오크를 우리편으로 만드는 과정이 전투하다 낙인찍는 건데, 결국은 그냥 전투입니다.

 

우리 오크를 키우려면 전투에서 승리하거나, 키울 수 있는 미션을 하거나 해야되는데, 이것도 또 그냥 전투입니다.

 

그리고 요새전이라서 뭔가 다르고 긴박하고 스케일 클 것 같은데, 이것도 그냥 전투입니다. 그냥 요새를 배경으로 하는 전투에요.

 

구역 점령해서 깃발 꽂는게 있는데, 그런 것들이 플레이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계속 싸우고 있다보면 여기는 됐네? 깃발 꽂고 딴데 가서 또 버티고 꽂고, 그러다보면 보스 방으로 가고 보스랑 싸우고.

 

그냥 늘 해오던 전투를 반복하는 것 뿐입니다.

 

전투가 재밌으면 요새전도 재밌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전투가 재밌으면 요새전도 재밌죠. 이 게임의 전투는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부분이기 때문에, 전작만큼 전투가 재미있었다면 요새전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근본적인 문제, 전투가 재미가 없어요.

 

 

3. 근본적인 문제, 전투의 재미 하락 - 끊기는 프리플로우, 수많은 수다

 

프리플로우 전투에 대해선 예전 글에서 얘기한 적 있습니다. 이 전투는 끊김없는 액션이 생명이죠. 하지만 쉐도우 오브 워에서는 전투의 흐름이 계속 끊깁니다.

 

 

 

 

뭔가 액션을 했더니 막아버리고, 패턴을 좀 반복하면 적응했다면서 막아버리고, 내가 때리는 게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계속 끊기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냥 도망가다 한 대 때리고 피하고, 이거 반복이죠. 이런 전투가 재미있겠습니까?

 

물론 고수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이 되면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이런 생각에 더 신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유저들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작에서는 계속 때리다가 콤보 쌓이면 터트리는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에선 콤보를 쌓 것도 쉽지 않아서 전작의 맛을 느끼기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제작진이 어떤 의도로 이런 식의 전투를 만들었는지 "의도" 자체는 알 것도 같습니다. 단순한 전투는 아무리 재미있다고 하더라도 질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패턴이 필요한 전략적인 전투를 통해 질리는 상황을 막고 재미를 오래 지속시키겠다 이런 의도였겠죠.

 

하지만 그런 변화가 이 전투의 본질적인 재미를 잃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저는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패턴이 보스 전에서나 나왔다면 이해할 만도 한데, 필드에서 만나는 대장급들은 다 저래요.

 

이게 제작진들은 재미가 있었을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테스트한 사람들이 진짜 고수들이라면 자기들끼리는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게 아니면 테스트를 안 해봤거나, 치트 쓰고 해봤거나.

 

위에서 말한 전투 시스템 자체의 문제 외에도 대장의 스킵 불가능한 대사 또한 전투를 재미를 하락시키는 요소 중 하나 입니다.

 

대장의 대사가 스킵이 안 되는 건 1편도 마찬가지였지만 짜증이 나더라도 견딜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게 아니었거든요.

 

근데 2편에서는 대장이 훨씬 많이 나오는데도 스킵이 안 됩니다. 요새전 같은 거 하면 진짜 미칠 지경이에요. 한 번에 여러 명 등장한다? 그럼 대장 대사만 1분 가는 거에요.

 

그러면 전투의 흐름이 끊기겠어요, 안 끊기겠어요?

 

당연히 끊기겠죠.

 

라면 물을 끓이는데, 한 1분 지났는데 불을 끄고 라면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거기서 10초 20초 기다려야 다시 불을 켤 수 있고, 기껐 켜놨더니 또 한 1분 지나니 끄고 또 다른 라면에 대해 설명합니다. 아니 그래 좋은 이야기인 건 알겠는데, 내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라면을 먹는 거라고! 한 두번이면 참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그냥 라면 안 먹고 말죠.

 

제작진이 얼마나 고집이 대단한가는 이 대사 스킵을 끝까지 안 넣어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진짜 얘네 뭐죠?

 

 


 

 

대장 오크의 생성, 성장, 소멸과 관련된 네메시스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얘기를 해보자면, 어디서 엄청 대단한 시스템인 듯한 글들을 예전에 봤던 것 같은데, 실제 플레이 체감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외모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대사도 다르다!

 

외모가 달라봐야 그냥 오크에요. 그놈이 그놈이에요.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대사가 다르다? 그래봐야 주인공 욕하는 게 단데, 뭐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겠습니까? 그냥 크게 봐서 주인공에 대한 욕이죠. 가끔 쫄아있는 보스 나오면 얘는 좀 다르네 싶지만, 뭐 그것도 크게 봐서는 2~3개? 많게는 4~5개 정도의 타입 안에서 반복되는 정도입니다.

 

가끔씩 특이하다 싶은 애들이 나오긴 하지만, 글쎄요.. 그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낀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에게는 크게 의미가 있진 않았습니다.

 

무슨 게임이었더라? 무기였나 오브젝트였나? 조합이 수천개니 수만개니 하는데, 그냥 똑같은 외형에 색깔이 달라도 다른 조합, 머리 모양이 달라도 다른 조합, 뭐 이런 식이라서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데이터 상으로 다른 건 유저가 알 바가 아니에요. 

 

정말 다르게 느낄려면 랫백만큼 같이 대화를 해보고, 일도 같이 해보고 해야 합니다. 2편에서 랫백을 만나면 어 걔네? 이런 생각 들잖아요? 왜겠어요? 1편에서 같이 말을 좀 주고 받다 보니까 얘 오크 중에서 또라이네 하고 걔 성격 뭔지 확 알 수 있됐으니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냥 대사 좀 다르다고 와 다른 사람이구나! 새로운 존재구나! 이러겠어요?

 

그나마 대장의 스킬이나 특성이 다르면 유저가 플레이하는 게 달라지기 때문에 유의미한 플레이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어떤 애는 원거리가 약점이면 일부러 원거리로 공격한다든가, 화염 때문에 격노하면 화염은 안 터트릴려고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플레이가 달라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도 그것도 앞에서 말한 4~5개 타입에서 반복되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실제 종류야 훨씬 많겠지만, 문제가 플레이를 할 때마다 약점을 일일이 확인하고 하지를 않아요. 그냥 주요 보스 몇 명만 약점이 있고 이게 중요하면 거기에 맞춰 공략을 하겠지만, 대장들이 다 있는데다가 대장도 나오기는 더럽게 많이 나와요. 그러면 그냥 전투를 하고 말죠. 전투하다 자연스럽게 약점이나 특성이 드러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체감은 잘 안 됩니다.

 

거기다 문제가 레벨. 저런 특성도 레벨 차가 나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일자형 게임이었으면 계속 레벨을 맞춰줘서 특성에 따라 잡는 게 의미있게 게임을 설계할 수도 있겠지만, 오픈 월드다 보니 레벨이 들쭉날쭉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별 의미없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굳이 오크마다 다른 점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대사를 스킵을 못 하게 하네..

하는 사람들이 화가 나겠어요 안 나겠어요? 얘네는 왜 이렇게.. 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짚어볼 지점은 역시나 엔딩 부분입니다.

 

 

 

 

 

플스건, 피씨건 거의 절반 정도의 유저들이 엔딩 직전에 포기하고 나갔습니다.

 

막보 난이도가 미쳐 날뛰는 이상한 게임이 아니고서야 저렇게 나오는 게 가능할까 싶은데, 이 어려운 걸 쉐도우 오브 워는 해냈습니다.

 

 

 

 

 

후반부에는 뜬금없이 사우론을 잡더니 갑자기 섀도우 워란 걸 시작합니다.

 

이게, 그냥 요새전입니다.

 

사우론을 잡고 나서 모르도르 전 지역을 점령해야 한다 이러면서 전체 지역에서 요새전을 시작합니다. 앞서도 요새전 재미없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 지루한 걸 몇 번을 반복해야 합니다.

 

저기 요새 점령하고, 딴 데 점령하고, 어? 아까 점령했던 요새 방어해야 하네? 그럼 또 방어하고, 또 저기 점령하고 방어하고, 점령하고 방어하고.

 

저는 5차 섀도우 워까지 갔습니다. 20번 했다는 글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추측컨데 기존에 플레이하면서 미리 점령했던 곳은 방어만 하고, 점령 안 했던 곳은 점령과 방어를 다 해야해서, 사람마다 횟수가 좀 다른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진짜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 걸까요?

연속 요새전을 다 점령할 때까지 하는 건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거죠?

 

요새전이 재밌는 사람도 있겠죠. 근데 그런 사람도 이렇게까지 반복을 하면 좋아하겠습니까?

 

굳이 개발진 입장에서 생각을 한 번 해보자면, 온라인 게임은 비슷한 전투 계속 반복해도 인기가 많은데, 우리 게임은 전투가 재밌으니까 요새전을 계속 해도 재밌겠다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면 이 게임은 온라인 요소를 많이 들여왔습니다. 온라인 미션도 있고 말이죠. (사실 온라인이란 말을 붙이는 게 우습긴 한데) 여튼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반복시키는 걸 꽤나 넣어놨습니다.

 

참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 같네요. 온라인 게임은 이렇게 해도 되니까 우리도 이렇게 해도 되겠다.

 

다시 말하지만, 2편의 전투는 재미가 없습니다.

 

최소한, 1편보다는 더 재미없습니다.

 

더 재밌는 1편 전투도 계속 하면 재미없는데, 더 재미없어진 2편은 그냥 끊임없이 전투를 반복합니다.

 

세세하게 언급을 하자니 끝도 없을 것 같아서 대충 넘어간 것 중에, 이 게임의 전투 규모가 대체로 커졌다는 점도 있습니다. 1편에서는 4~5명 규모와의 전투도 많이 있었지만, 2편에선 거의 대부분이 십 단위와의 전투입니다. 거기에 대장 놈들도 많이 나오고 말이죠.

 

전투의 횟수도, 양도, 전장의 규모도 다 커졌어요.

 

근데 전투 재미는 더 없어졌네. 그런데 이딴 요새전을 연속으로 몇 판을 계속 해? 뭐하자는 거죠? 지들은 게임 안 해보나? 치트 써서 편하게 게임 하셨나?

 

그 결과가 50% 이탈입니다. 절반이 나갔어요. 절반이. 엔딩 얼마 안 남았으면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하는 게 보통인데, 그런 사람들조차 게임을 접게 만들 정도로 지독한 게임 디자인입니다. 진짜 어지간하면 엔딩 보는 저도 접고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빡치네요.

 

 


 

 

호평받은 게임의 후속작, 발매 전 엄청난 홍보, 1편 그대로만 가져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을 작품을 이렇게 망치기도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해냈습니다.

 

우리 전투는 어떻게 바꿔도 재밌다, (유저가 어떻게 느끼건 말건)

 

온라인 게임은 했던 거 또 하니 레벨이랑 장비만 넣으면 전투를 계속 반복해도 괜찮겠다, (싱글과 온라인은 다르건 말건)

 

대사, 외모, 스킬이 달라지는 우리 네메시스 시스템은 늘 새롭다, (유저의 체감 플레이는 똑같건 말건)

 

요새전 엄청나니 새로운 컨텐츠는 이거면 충분하다, (유저가 어떻게 느끼건 말건)

 

요새전 마지막에 연속으로 미친듯이 하게 해주면 진짜 대박이겠다! (지들은 플레이 안 해 봤을 거 같은데도)

 

라는 엄청난 제작진의 아집.

 

 

 

정말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었던 게임을 이렇게 망칩니다.

 


출시일 : 2017.10.10

확인일 : 2022.10.02 

플레이타임 : 20.5h  https://howlongtobeat.com/game/44022

출처 : 

https://psnprofiles.com/trophies/6754-middle-earth-shadow-of-war?order=psn-rarity 

https://steamcommunity.com/stats/356190/achievements

List of PlayStation Plus monthly games (Asia) | PlayStation Wiki | Fandom

https://bbs.ruliweb.com/news/board/1001/read/2272031?

 

 

 

*플레이스테이션 자료는 psnprofiles에 있는 psn 수치를 가지고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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