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클리어 현황

[게임 정착과 이탈] 컨트롤 - 길찾기 덕분에 블러드본급 엔딩 비율

GameDiff 2021. 12. 28. 17:02

출시일 : 2019.08.27 (PS4) / 2021.02.02 (PS5)

확인일 : 2021.12.27 Control Trophies • PSNProfiles.com / Control Trophies • PSNProfiles.com  

플레이타임 : 11.5h How long is Control? | HowLongToBeat / 10~11h (작성자 플레이타임)

 

*PS5 버전은 2021년 3월 PS Plus 무료 게임으로 풀린 적 있습니다.

*컨트롤 트로피는 국가별로 나뉜게 많은데 일단 위에 링크로 넣어놓은 지역의 자료를 참고 했습니다. 비율은 차이나는 부분도 있지만 흐름은 거의 동일합니다.

 

 


임무 단위의 업적만 차트에 넣으려다 특이한 게 있어 "선택받기 위한 선택"이라는 업적도 넣었습니다. 저기서 보시면 무려 16%의 유저들이 이탈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이길래 저걸 하지도 않고 이탈한 유저들이 저렇게 많은 걸까요?

 

 

"선택받기 위한 선택"이라는 업적은 게임 내에서 무기를 획득하면 달성되는 업적입니다. 문제는 이게 게임 내에서 10분도 되기 전에 달성 가능한 업적이라는 점입니다. 컷씬만해도 4분 넘기때문에 실제 플레이는 5~6분에 불과한 분량입니다. 근데 이것도 하지않고 게임을 그만두는 사람이 저렇게나 많습니다.

 

PS5 버전은 무료로 풀렸기 때문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만둔 것이 아닌가 싶겠지만 PS4도 비슷합니다. 13.5%의 유저들이 10분 전에 이탈했습니다. 돈 주고 산 사람들인데도 빨리 포기한 사람들이 저렇게나 많습니다. 30분이면 그러려니 하는데 10분, 거기다 실 플레이는 5분 밖에 안되는데 저정도라니, 좀 충격적입니다.

 

 

 

초반 10분에 뭔가 대단한 플레이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동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탈했습니다. 게임을 접었다는 건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일텐데, 왜 재미가 없다고 느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일단 어렵다, 불편하다, 싫다 이 정도가 떠오릅니다. 이동이 싫을리는 없겠고, 불편하거나 어렵다가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동의 목적인 찾아가기가 어렵고 불편합니다. 불편하기 때문에 어렵다가 더 맞는 표현일 것 같긴 하네요.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가 목표 지점을 안내해 주는 시스템이 (사실 없다고 얘기하고 싶긴 하지만)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도에 표시도 해주고, 게임 내에서도 이펙트로 강조해주는 게 있긴 하지만, 딱히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초반 10분 구간에는 없습니다. 제작진은 아무 안내 없어도 알아서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초반 10분에도 지도 사용이 가능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무슨 버튼을 눌러 지도를 열어보세요 같은 메시지가 안 뜬 걸 보면 지도가 없었던 거 같습니다.

 

목적지 표시가 없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그냥 길이 하나면 됩니다. 아니면 아예 시각적으로 확 다르게 해주든가요. 하지만 위의 스샷에서 보듯이 시각적으로 차별화해서 길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거기다 중간 중간 빈 사무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길로 가야하는지, 아니면 사무실에 들어가서 뭔가를 해야하는지 고민이 되기 마련입니다. 선택지가 많은 거죠. 그래서 기껏 사무실에 들어가서 뭘 해야하나 돌아봤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른 사무실 가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대체 뭘 하란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엘리베이터로 가라고 말로 해주네요. 말도 해주는 게 아니라 말로만 해줍니다.

 

그나마 길을 알려주는 게 대화에서 알려줍니다. 아쉽게도 관련 글을 찾지는 못 했는데 그래도 글 같은 건 주의깊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일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대화를 무심코 흘려들은 사람들은 길을 헤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각적인 길 안내 시스템의 부재, 그나마 해주는 안내도 대화, 또 초반 경로에 불필요한 공간이 많음, 이 3가지가 유저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길 찾기의 어려움은 앞으로 계속 얘기할 거긴 한데, 정말 이 게임은 유저들이 글자를 읽어줄 거란 희망찬 기대 속에 게임을 만든 것 같습니다.

 

여튼 길찾기가 불편해서 이탈한 유저들이 많은 것은 그렇다 치는데, 그 비율이 생각보다 높은 게 참 놀랍습니다. 헤맬 수 있긴 한데 이리저리 뒤져보면서 계속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도 아니단 생각도 들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이탈한 유저들은 그 조차도 싫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만큼의 불편함도 감수하면서까지 게임을 하고싶지 않다는 거죠. 초반은 제작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더더 친절하게 만들어야 이탈이 적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다시 차트로 돌아와서 임무 1 부분을 보면 무기를 구한 이후에 이탈한 사람들이 18.7%입니다. 무기 얻은 후에 한 15분 정도만 더 하면 되는데도 그 새 20% 가까운 사람들이 이탈했습니다. 대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실제 플레이는 10분 정도밖에 안될텐데도요.

 

 

 

이렇게 생각보다 분위기가 무서워서 그것 때문에 그만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게임 소개 스크린샷이나 트레일러를 보면 충분히 이런 분위기인 게 느껴지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전투가 안 맞거나 생각보다 어려워서 그만둔 사람.. 이건 가능성은 있겠군요.

 

하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길찾기가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저 넓은 공간에서 중앙 임원 구역으로 가라고 하는데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거길 가려면 게임 내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 가야 합니다. 그게 유일한 단서에요. 하지만 그냥 머리 비우고 아무 생각없이 게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런 게 눈에 잘 들어올까요? 영어권 국가 사람들도 힘들거고, 비영어권은 더더욱 그럴테구요.

 

이 부분은 앞서 얘기한 초반 10분 부분과 동일하게 중간중간 사무실이 많습니다. 중앙 임원 구역이라고 했는데 이게 사무실을 의미하는 건가 하고 오해하는 순간 모든 사무실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사무실도 또 많아요. 몇 번은 그냥 돌아다니다가도 계속 진행이 안 되면 대체 뭘 어쩌라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죠.

 

글이 게임의 단서인 경우, 그냥 무조건 여러가지로 해석의 여지가 생겨버린다고 보면 됩니다. 충분히 알려줬건 말건 글자로 전달하는 건 무조건 어려운 겁니다! 글자는 그냥 기억을 위한 보조 수단일 뿐 무조건 시각적으로 안내를 해줘야 합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극단적인 이야기긴 한데, 저기 초반 10분에 이탈한 사람이 16%나 되는 걸 보고 충격받아서 이렇게 강하게 얘기하는 겁니다. 정말 글자로 알려주면 안 됩니다.

 

사족이긴 한데, 정말 동일한 단어라도 상상하는 그림이 다를테니, 게임 내에서 단어 만으로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건 범위를 극도로 한정시켜야만 오해없이 전달 가능해 보입니다. 소설은 아예 자기 마음대로 상상해도 이야기 진행에 아무 상관 없고, 영화는 감독이 원하는 한정된 대상만을 프레임 안에 담는데 반해서 게임은 유저의 플레이와 상상에 따라 특정 대상의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다 보니 플레이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정리해보자면 앞의 초반 10분 구간까지 합쳐서 임무 1에서 이탈한 사람은 무려 35%입니다. 30분도 안되는 구간인이고 컷씬이나 대화 선택지 등으로 인해 실 플레이는 그보다 훨씬 적은데도 말이죠. 아무래도 그 원인은 역시 길찾기인 것 같습니다.

 


임무 2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탈했습니다. 18.8%나 되네요.

 

 

 

길 얘기는 그만하고 싶지만 안 할수가 없습니다. 보시면 여기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다층 구조의 공간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공간 자체는 적응하기 어렵지 않지만, 다층 공간의 문이 여러 개 있다, 이러면 점점 골치아파집니다. 단층이면 오른쪽문, 왼쪽문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하지만 다층이면 2층 오른쪽 문, 1층 왼쪽 문 등 위치에서 기억해야할 정보가 더 많아집니다.

 

물론 저 정도 정보량 차이면 의식적으로 정보가 더 많다 적다 생각하지도 않고, 기억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이긴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가면 이라는 게임을 생각해 봅시다. 이런 게 점점 쌓여 갔을 때는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그래도 지도라도 있으면 괜찮습니다. 이 게임도 지도가 있습니다. 길이 어려운데 지도가 있으니 정말 다행이네요는 개뿔...

 

지도를 저렇게 만들어 놨어요. 다층 구조의 입체적인 공간인데 그냥 평면에다 지도를 박아놨어요.

 

햄버거를 위에서 보고 탑뷰로 사진을 찍어 봅시다. 그게 대체 무슨 햄버거인지 구분하시겠어요?

 

 

제다이 폴른 오더
리터널

리터널이나 제다이 폴른 오더는 3D로 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높낮이 파악이 필요한 지형이라면 3D 맵이 더 낫습니다. 폴른 오더는 지도가 알아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간혹 보이던데, 그래도 컨트롤보다는 낫네요.

 


길찾기 얘기는 지겨우니까 이제 다른 걸 찾아봅시다. 이탈에 영향을 줄만한 다른 요소는 뭐가 있을까요?

 

임무 2 구간에서는 일종의 보스전이 있습니다. 나중에는 얘도 엘리트 몹 정도로 쓰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보스전입니다. 이 전투가 좀 까다롭습니다. 주변에 폭발물이 많아서 폭발 때문에 순간적으로 죽는 경우가 많이 나오고, 보스에게 그냥 총을 쏘면 계속 피하기 때문에 맞추기 힘들어서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에만 쏴야 합니다. 총을 맞춰야 하는 타이밍을 알면 할만하지만 모르면 쟤는 왜 자꾸 피해? 뭐 이런 생각이 들죠. 전투 어려움 때문에 이탈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또 이 구간엔 답답한 퍼즐이 등장합니다. 저 위의 스샷에 있는 전등줄에 상호작용을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게 무려 3번을 눌러야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대체 이게 무슨 의도일까요? 일반적으로 게임 내의 상호작용은 1번만 하면 넘어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저걸 한 번 눌러보고 나서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어 뭐야 아무것도 안 되네? 여기 아닌가 보다 다른데로 가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제가 그랬다가 헤매서 빡쳐서 이러는 것 맞습니다. 대체 왜 저렇게 만든거죠?

 

 

그나마 저 단계를 지나서 모텔로 가면 거기도 또 퍼즐이 있습니다. 이게 또 답답한 게 뭘 풀어라 하고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그냥 저기 벨을 누르면 방문이 열리는 곳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서 뭘 해야할 지 추측해야해요. 문제조차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이 불편함.. 그나마 위의 스샷과 같은 각도에서는 캐릭터의 왼쪽으로 방문이 열리기 때문에 문이 열리는구나 하고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반대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면, 벨을 누른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불편하고 불친절하게 만든 걸까요?

 

이유를 고민해보자면 아무래도 초현실적인 미스테리를 다루는 게임이기 때문에 좀 더 탐구적인 자세(?)로 게임을 접하길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대체 뭘까? 어떻게 해야 이게 풀리는 걸까? 이런 추리 게임할 때 같은 자세 말이죠. 물론 그 결과는 수많은 사람들의 초기 이탈이긴 하지만요.

 

정리하자면, 임무 2는 길찾기, 보스급 전투의 까다로움, 괴상한 상호작용(?), 그리고 퍼즐 이런 것들이 이탈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임무 3쯤 오면 게임도 1시간쯤 한 상태고 복잡한 길찾기나 보스전, 퍼즐 등 다 거쳐왔기 때문에 적응은 다 한 것 같습니다. 저렇게 까다로운 것도 넘어왔는데 이제는 이탈이 줄어들겠죠.

 

물론 그 기대는 깨집니다. 아직도 2자리 수인 10.8%의 유저가 이탈합니다. 아니 저런 걸 이겨낸 사람들도 포기할 정도라고? 

 

 

3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게임 내에서 최악인 지역이었던 발전소 지역이 등장합니다. 저기서 주변 3곳을 돌아다니면서 임무를 해야하는데 지도도 복잡해서 헤매는데, 그것도 공간이 넓어서 여기가 아닌가 싶어서 다른 곳으로 가야하면 또 한참을 돌아다녀야 합니다. 

 

 

이래도 게임 할거야?

 

그리고 저 NSC 통제실. 지도 상에 노란 점 있는 곳에 가야할 것 같지만 원으로 표시해 놓은 곳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이동해야 NSC 통제실로 갈 수 있습니다. 앞서서도 지도 얘기 했었는데 그 단점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곳이 여기입니다. 저렇게 표시를 해 높으면 대체 누가 아나요? 정 2차원 지도로 하고 싶으면 현재 있는 층에서 어디로 가면 되는지 단계적으로 알려주든가 하지 이건 그것도 아니고 그냥 목적지만 표시하고 있네요.

 

야, 이래도 게임할 거야? 거의 이 느낌이네요.

 

 

 

그리고 또 힘든 지점이 있습니다. 저 아스트랄 어쩌구 지역에 들어가서 저렇게 빠르게 닫혔다 열리는 공간을 대시를 사용해서 넘어가야 합니다. 저게 은근 까다로워요. 그래서 빡칩니다. 하.. 안 그래도 길찾기 힘들어서 쌓여있었는데 이걸 참아, 말아?


진짜 임무 3 지역 너무 힘듭니다. 그래도 이 힘든 지역을 견뎌냈으니 다른 곳이야 그냥 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탈할 사람들도 얼마 없을 거 같습니다. 임무 4 지역을 보니 정말 이탈률이 5.6%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을 플레이하는 유저 중 엔딩까지 가는 비율이 57.7%로 이제는 이탈하는 사람들보다 끝까지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지점입니다.

 

이제는 진짜 할 사람들만 남은 것 같네요.

 

하지만, 사실 5.6%도 수치는 작지만 해당 지역까지 온 유저 중에서는 거의 16%에 달하는 비율입니다. 전체 유저 중에선 적은 비율이지만 플레이 중인 유저 중에서는 아직 많은 비율이라는 거죠.

 

 

 

4장에 오면, 아이고 세상에.. 입체적인 공간이 더 커지고 풍성해졌군요. 와우. 그래도 이걸 보면 점진적으로 더 복잡한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게 느껴집니다. 시각적으로는 점차 다른 느낌의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묘사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실내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주려 했다는 점은 좋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셈 뺄셈을 한 후에 곱셉 나눗셈을 하는거 같네요. 좋은 커리큘럼 구성입니다. 이제 기어다니는 애들한테 그러는게 문제지만.

 

 

 

4장에서는 죽일 수 없는 적도 등장합니다. 유인해서 문을 닫아야 하는데, 알면 어려울 것도 없는 적이지만, 그걸 모른다면 한 없이 헤매고 짜증날 수 밖에 없는 적입니다. 이것도 어쩌면 이탈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그 전보다는 이탈률이 많이 줄어든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겠습니다.

 

4장 이 후부터는 거의 정착한 단계라 따로 따져볼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엔딩 비율만 보면 처참한 게임입니다. PS4 버전은 거의 블러드본 급입니다. 저 극악한 게임하고 동급인 엔딩 비율이라니. 아니 블본은 멀티 엔딩이니까 블본이 엔딩 비율이 더 높을수도 있겠네요.

 

이 게임의 문제가 뭔지는 사실 명확합니다. 불친절한 길 안내. 단점을 꼽자면 더 있긴 하지만, 게임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나빴던 요소는 역시 길찾기였습니다.

 

내부 공간이 다층 구조가 많아 안 그래도 복잡한데 지도도 그 복잡함을 이차원에 다 때려박았고, 그나마 그걸 보완해줄 수 있는 길 안내조차도 목적지만 찍어주는 성의없는 방식이고 말이죠. 테스트를 해 봤다면 문제란 걸 당연히 알았을텐데 왜 이랬을까요? 개발이 힘들어서 테스트를 못해봤다면 출시 후에라도 알았을텐데 대체 왜 그냥 두는 걸까요? PS5 버전을 낼 때까지 시간이 몇 달이나 있었는데 말이죠.

 

결국은 이런 불편함이 이 게임의 중요한 특징이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서려있는 게임이다 보니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일종의 미스테리 탐구 활동 같은 것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하지만 문제가 소설이나 영화 등 비활동적인 매체일 때는 관객의 탐구 활동은 그저 머리 속에서만 이뤄지지만, 게임 같은 활동적인 매체에서는 유저가 직접 조작까지 해야하는 피곤함을 수반하는게 문제입니다.

 


매력있는 부분도 당연히 있습니다. PC에서는 레이트레이싱을 초창기에 지원한 몇 안 되는 게임 중 하나였고, 대체적으로 그래픽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이펙트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보기에 좋은 것도 그렇고, 수없이 이펙트가 터지는데도 프레임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는 등 최적화도 괜찮았구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부분은 전투입니다. 생각보다 전투가 재밌습니다. 제일 괜찮았던 건 타격음입니다. 땅땅 거리는 소리가 저게 총인가 했는데, 실제로 플레이할 때는 왠지 타격감이 팍팍 느껴집니다. 그 외에 각종 폭발 사운드나 이펙트가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시원해서 전투하는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초능력으로 공중 날아다니는 거 그냥 영상으로만 봤을 때는 뭔가 흐느적거리는 거 같아서 별로였는데 실제로 전투할 때는 내 캐릭터보다 적 캐릭터에 시선을 두다보니 별달리 단점으로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 같습니다. 괜찮은 게임에서 미스테리 분위기를 굳이 게임 플레이에서 살리겠다고 길찾기 어렵게 만들어놔서 망쳐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추천할 만한 게임인가? 그건 아닙니다.

 

스토리는 그동안 언급 안 했는데, 사실 이게 뭐야 싶습니다. 길찾기는 표지판 보면 된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화가 나는 수준입니다. 분위기가 매력있고, 비주얼도 준수하고, 전투가 재미있긴 합니다만 전투의 빈도가 높은 게임은 아닙니다. 매력보다는 단점을 쉽게 느낄 만한 게임이죠. 특히나 라이트 유저에겐 더 그렇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길찾기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게임을 해보신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