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의 단점

이 게임의 단점 -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GameDiff 2023. 5. 23. 00:11

*엄청난 명작들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장점이 단점보다 더 커서, 종합해 봤을 때 좋은 게 더 많다 보니 명작으로 평가 받는 것이겠죠. 그래서 여기서 단점만 말한다고 해서 게임이 별로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냥 남 지적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 아니겠습니까?

 


 

1. 허접한 애니메이션 처리 - 발 미끌림

 

이 게임의 단점은 정말 명확합니다. 너무도 별로인 모션 처리입니다. 이 허접한 모션 처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발 미끌리는 현상입니다.

 

모션과 모션을 부드럽게 연결시켜 주는 방식을 취하는 액션 게임은, 이동하면서 혹은 방향을 전환하면서 공격을 하는 경우 발 모양과 캐릭터의 위치를 맞춰 주면서 애니메이션을 보여 줍니다. 제자리에서만 공격을 하는 경우는 저런 발 미끌림이 문제되지 않습니다. 모션을 부드럽게 연결시키지 않는 경우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때는 그냥 현재의 모션을 바로 끊고 다음 모션을 표시해 줄 뿐이죠. 문제는 모션 블렌딩이 있는 게임에서 움직이면서 공격을 할 때입니다.

 

엘든 링 같은 프롬의 소울 게임을 보면 이동하면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이동과 모션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공격 동작은 거의가 발을 내딛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빨강이 디딤발이고, 초록이 내딛는 발입니다. 저렇게 발을 움직이는 만큼 캐릭터가 이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자연스러워 보이죠.

 

상대적이라고 한 건, 프롬도 발이 미끌리긴 하기 때문입니다. 스샷이라 잘 티가 안 나는데, 저기서 3번째 보시면 빨간색 디딤발이 1, 2 보다 발이 뒤로 좀 미끌린 상태입니다. 그리고 4에서는 상대가 움직이는 거 따라가면서 옆으로도 미끌렸죠.

 

저렇게 미끌리는 건 정면에 막히는 게 있어서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상태일 때는 어쩔 수 없이 미끌리는 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의 상황은 막힐 만한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그러니까 캐릭터와의 거리는 충분한 상태에서 미끌리는 것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저 정도 수준의 미끌림은 게임을 하다보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정도라서, 게이머들이 수용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발이 미끌리는데도 수용할 만 하다고 하느냐? 발 미끌림은 정도의 차이이지, 없는 게임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는 라오어2도 미끌립니다. 피니쉬 처리할 때는 상당히 많이 미끌리기도 해요. 아마도 그런 것들을 처리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대비 결과물은 유저가 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라고 판단해서 어느 정도까지는 그냥 두는 회사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마 발처리 관련해서 좀 놀랐던 게임은 레드 데드 리뎀션 2입니다. 이 게임도 발 미끌림이 없는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미끌림을 막기 위한 처리가 있었기에 놀랐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어정쩡한 위치나 각도에서 말 매 두기를 실행하면, 말이 계속 발을 타닥타닥 움직이면서 매기에 적절한 위치, 각도로 이동을 합니다. 어떤 게임들은 그냥 바로 발을 미끌리면서 원하는 위치로 배치하기도 하고, 어떤 게임은 그냥 안 맞는 위치에서 바로 멈추는 식으로 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레데리는 그렇지 않았죠. 그냥 각도가 안 맞기 때문에 돌면서 맞춰주는 것 까지는 그냥 신경 썼구나 정도로 느꼈는데, 각도는 맞고 거리난 조금 안 맞는 경우에도 발을 움직이면서 위치를 맞춰 주더군요.

 

이걸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은 아쉽게도 못 찾았습니다. 그냥 말로만 설명하자니 딱히 별거 아닌거 같긴 합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부분까지 신경 쓴 게임은 레데리2가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게임이 모션 설계부터 신경을 쓰거나, 위치를 보정할 때 미끌림이 아닌 다른 보정 방법을 찾아서 넣으려고 많이들 노력하고 있는데 제다이 이 게임은 그런 거 없습니다.

 

 

보이십니까 저 발 미끌림이?

 

어떻게 하면 리얼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막무가내로 쭉 끌어줍니다. 

 

저런 식으로 적의 위치 근처로 보정해서 적을 공격하는 액션 방식으로 흔히 말하는 프리플로우 액션 게임이 있습니다. 그런 게임은 모든 동작이 다 적의 위치로 붙어서 공격을 합니다. 근데 프리플로우도 저런 식으로까지 미끌리는 건 잘 없습니다.  그리고 프리플로우는 모든 동작이 적에게 붙어서 공격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모션을 넣습니다.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을 보면 대부분의 공격 모션이 점프해서 적에게 가는 식입니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같은 게임도 나름 점프하는 모션을 취하는 척 하거나, 아니면 상대한테 달려간 후에 때리거나 하죠.

 

왜 그러겠습니까? 발만 미끌리면 영 이상해 보이니까 그러는 거죠.

 

근데 제다이는? 모션과 이동이 안 맞으면 어색하다 이런 거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냥 막 미끌려요.

 

그래도 프리플로우는 모든 공격이 적에게 다가가서 실행한다 이런 규칙이라도 있는데, 제다이 얘네는 어떤 건 미끌려서라도 공격을 하는데, 또 어떤 건 아니에요. 뭐 자기 나름으로는 적과의 거리나 바라보는 방향 이런 거 다 계산해서 미끌릴지 말지 판단하겠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잘 안 와닿습니다. 그냥 지들 맘대로네? 뭐 이런 느낌이에요.

 

공격 동작만 미끌리는 게 아닙니다.

 

 

회복약 먹을 때도 발이 미끌립니다. 아니 대체 뭘 하는 거죠? 상체랑 하체 애니메이션 분리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엘든 링 같은 거 생각해 보세요. 약 먹을 때 느려지지만 걸으면서 먹잖아요. 아니 상하체 모션 분리하는 거 그 오래된 와우에도 있구만 대체 이걸 왜 이렇게 하는 거죠?

 

상하체 애니메이션을 분리해서 표시하면, 아무래도 모션이 상하체가 안 어울리는 상황이 나올수도 있어서 퀄리티가 조금 떨어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상하체를 분리해도 자연스러워 보이게 만드는 게 기술력이라고 생각하기는 한데, 여튼 뭐 통으로 캡쳐한 모션 보다는 좀 어색해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이 게임은 어차피 다른 것도 허접한데 뭘...

 

사실 저런 식의 처리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 보기 좀 허접하더라도 캐릭터를 움직일 때 즉각적으로 이동이 일어나서 훨씬 더 속도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레데리2가 초반에 애니메이션이 너무 굼뜨다고 욕 먹은 것과 반대의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근데, 이건 좀 해도해도 너무 했습니다. 플레이의 재미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재미와 완성도의 타협을 위한 고민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해야 할까요?

 

*참고 - 여러 게임의 발 미끌림

https://youtube.com/shorts/OaG8cTgRU58?feature=share 

 

 

 

2. 허접한 애니메이션 처리 - 흐느적 흐느적

 

이 게임의 모션을 욕할 때 흐느적대는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흐느적 되는 거는 위에서 말한 발 미끌림도 기여한 바가 있지만 또 다른 것도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바로 몸 기울임 처리입니다.

 

 

보시면 이동 중 방향을 전환할 때 해당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울이는 느낌을 주는 모션을 쓰는 것 외에도 추가로 기울이는 처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기울이는 모션 없이 기울이는 처리만 하는 것일수도 있구요.

 

움직이려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모션은 있으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그 정도가 적절할 때 말이죠.

 

하지만 이 게임은 너무 과합니다. 살짝 방향만 바꿨는데, 거의 쇼트트랙 코너 도는 수준으로 몸을 기울여 버립니다. 거기서 또 반대 방향으로 가면 또 과하게 반대로 몸을 기울여 버리니까 이게 영 이상합니다. 이건 전투 중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게 거의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일 때라고 보면 되는데, 저렇게 몸을 기울이는 게 말이 됩니까?

 

아래는 2014년에 나온 게임 어쌔씬 크리드 유니티입니다.

 

 

왼쪽은 직선으로 달리는 모션이고, 오른쪽은 직선으로 달리다가 오른쪽으로 기울여서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게 될 때의 모션입니다. 딱히 많이 기울인 것도 아니고, 상체와 하체가 적절하게 기울여졌습니다. 몸만 봐도 가려는 방향을 알 수가 있는데, 모션이 과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반응이 느려서 동작이 굼뜨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잘 만든 예시가 있는데 제다이는 그냥 쓰러지기 직전까지 기울여 버립니다. 아니 오뚜기도 아니고 기우뚱 기우뚱 이러고 있으니 그 뭐냐 개업할 때 풍선 인형 같은 느낌만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모션 자체는 어차피 다 모션 캡쳐를 썼을 텐데, 이걸 처리하는 능력은 너무 불만족스럽습니다.

 

 

 

3. 길찾기

 

3d 지도의 불편함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대체 왜 이걸 고집하는지 모를 정도로 답답합니다. 3d를 쓸거면 일단 탑 뷰로 봤을 때 알아먹을 수 있는 수준을 갖춰놓고 3d를 줘야 하는데, 탑뷰로 봐도 헷갈리고, 3d로 봐도 헷갈리고, 이건 뭐 짜증에 짜증입니다.

 

그래도 화면 안에 목적지를 아이콘으로 표시해주면 나을텐데, 그건 또 없어서 무조건 3d 맵으로만 봐야 합니다.

 

 

위 스샷의 위치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감이 오십니까? 저기 네모 파이프 같은 것 잡고 저 뒤 쪽으로 가야합니다. 간 다음에, 집라인타고 저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아니 그럴거면 저 위치에서 집라인 타고 바로 내려가게 하든가, 아니면 굳이 파이프 잡고 갈 필요없이 길을 내놓든가 하면 될텐데, 잘 눈에 띄지도 않는 저딴 걸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겁니까?

 

위와 같은 식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알아차리기 힘든 배경이 많이 있습니다. 제다이 1까지는 첫 작품이니까 그런가 했는데, 2편인데도 이런 식으로 해 놓으니까 이게 뭔가 싶습니다. 아오 짜증...

 

 


최적화는 너무너무너무 극명한 단점이라 굳이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떠올리면 또 짜증날 것 같애요.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재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게 긍정적인 의미로도, 그리고 부정적인 의미로도 대단한 일 같습니다. 간혹 조금만 더 바꾸면 엄청난 명작이 될 것 같다 싶은 게임들이 있는데, 보통은 안 바뀌더군요. 이 게임이 그런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2편이 망했으면 어떻게 좀 쇄신이라도 했을 거 같은데, 2편도 잘 됐으니.. 이렇게 해도 먹히네? 계속 이렇게 가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테니 참 답답합니다.

 

아무래도 이건 스타워즈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리스폰은 스타워즈에 감사하십쇼...